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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南北美中, 새해 벽두 한반도 4국지 열전
 
[사진=헤럴드경제DBㆍ노동신문 홈페이지]

-‘중국 변수’ 급부상…美中 대립 우려
-韓, 北美 중재 통한 신뢰 구축 방점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새해 벽두부터 한반도를 둘러싼 정상 차원의 외교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년사와 친서 공개를 통해 화해제스처를 주고받은데 이어 김 위원장은 전격 방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북중정상회담을 가졌다. 2차 북미정상회담과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김 위원장의 방러 내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과 일본이 공을 들이는 북일정상회담 성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韓,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드라이브=한국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 드라이브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신년회견에서 “우리가 노력하면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눈앞에서 경험하고 확인했다”며 “한반도 평화의 길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되고 있고 올해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저도 설득하고 중재하겠다”며 북미 사이에서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떠맡을 것임을 공언했다.

일각에선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일부 진전된 비핵화 조치를 내놓을 경우 본격적인 대북제재 완화ㆍ해제에 앞서 미국의 개성공단ㆍ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동의를 요청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해 북한과 사이에 풀어야 할 과제는 해결된 셈”이라며 “남은 과제인 국제제재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북미 간 신뢰를 구축해가는 속에서 대화를 이어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강경화 외교장관은 11일 국회에서 “한반도정세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북미 후속협상이 조속히 개최돼 북미 간 대화의 모멘텀이 유지되는 것이 무엇보다 긴요하다”며 “특히 최근 미국 내 일각에서 북미대화에 대한 회의론 등 대북강경론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세심한 국면 관리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北, 새로운 길 염두 ‘중국 카드’ 승부수=북한은 새해 들어 동북아 외교전에서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신뢰를 강조하면서 다시 만날 준비가 돼있다고 밝힌데 이어 4차 방중을 단행하며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과의 북중정상회담에선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겠다며 비핵화 의지를 재천명하는 동시에 6ㆍ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공동성명을 성실히 이행할 것이며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추구가 기본 입장이라고 천명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신년사를 통해 정전협정의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다자협상을 제안하고, 다시 북중정상회담에서 시 주석과 한반도 정세관리ㆍ비핵화 협상과정 공동 연구ㆍ조종을 협의하며 중국을 한반도정세에 깊숙이 끌어들였다. 미국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지만 중국을 ‘뒷배’삼아 일방적으로 밀리거나 양보하지는 않겠다는 의도를 노골화한 셈이다. 김 위원장의 ‘중국 카드’는 신년사에서 미국이 강요와 제재ㆍ압박으로 나간다면 부득불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새로운 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은 올 한해 시 주석의 평양 답방을 비롯한 고위급 상호방문과 전략적 소통, 문화교류 확대 등을 통해 외교관계 수립 70주년 계기 북중관계를 한층 공고히 하면서 미국과 공세적 ‘핵담판’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美, 中 변수 등장에 숙고 모드=한반도정세의 또 다른 두 축인 미국과 중국의 표정은 미묘하게 엇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나도 만남을 고대한다”고 화답하는가하면 북한과 장소를 협상중이라고 밝히는 등 2차 북미정상회담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4차 방중에 돌입한 7일 이후에는 특유의 ‘트위터 정치’에서조차 이 문제에 함구하는 등 신중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2차 핵담판을 앞두고 새롭게 등장한 중국 변수를 더해 숙고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미 조야에선 북미 비핵화협상에 대한 회의론이 끊이지 않고, 중간선거 이후 미 하원 주도권을 쥐게 된 민주당이 대북정책에 공세를 벼르고 있다는 점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다만 북한의 핵ㆍ탄도미사일 도발 중단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성과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북한과의 협상은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조윤제 주미대사는 최근 “열차는 이미 달리기 시작했고, 아무도 그 기차에서 뛰어내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中, 한반도정세 적극 개입 예고=중국은 반색 속 표정관리에 들어간 기색이다. 김 위원장 방중기간 침묵을 지켰던 중국 관영매체는 김 위원장이 북한으로 귀환하자마자 북중정상회담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1일 해외판 1면 전면을 관련 내용으로 채우고, 본판에서도 주요 기사로 다뤘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과 회담에서 “중국은 북한 및 유관국들과 함께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지역의 항구적인 안정을 위해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며 한반도정세 적극 관여를 예고했다. 중국은 특히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제안한 평화체제 다자협상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변수 등장을 두고는 북미대화ㆍ한국중재의 틀이 교착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와 미중 간 대립ㆍ갈등 표출로 오히려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란 우려가 교차한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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