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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감동없는 2기 청와대…‘경청’과 ‘직언’하는 참모돼야
노영민 비서실장 체제의 문재인 정부 2기 청와대가 공식 출범했다. 이번 청와대 개편은 한마디로 문재인 대통령 친정체제 강화라 할 수 있다. 주중 대사에서 자리를 옮긴 노 신임 비서실장은 문 대통령과는 정치적 동지로 통할 만큼 가까운 사이다. 2012년 대선 때 후보 비서실장을 맡았을 정도여서 누구보다 문 대통령의 의중을 잘 이해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무수석을 맡은 강기정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자타가 공인하는 호남의 대표적 친문 인사로 분류된다. 임기 중반기에 들어선 문 대통령으로선 국정 장악력을 높이고 미진한 개혁을 완성하기 위해선 자신과 호흡이 잘 맞는 이들의 중용이 불가피하다고 본 듯하다. 비서실 기강해이의 한 복판에 선 조국 민정수석의 유임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지금은 국정 운영의 변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정치 중립적이고 실용주의 노선을 견지하는 인사가 이 시점에 더 적합한 상황이란 얘기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국민적 바람과 기대와는 한참 동떨어진 감동없는 인사가 되고 만 셈이다.

실제 임기 3년차에 접어드는 올해는 문재인 정부의 성패를 가름하는 중요한 시기다. 그런만큼 풀어야 할 난제도 산더미다. 당장 꺼져가는 경제의 불씨를 살려내고 민생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 급하다. 높은 실업과고용재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게다가 가시적인 성과물을 국민들 앞에 내놓아야 할 때가 됐다. 밖으로는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한 의미있는 진전도 이뤄내야 한다. 각종 개혁과제들도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정치권을 포함한 사회 각 분야와 소통을 늘리는 것이다. 정치적 이념적 동지보다는 좀 더 과감하고 폭넓은 인사가 됐어야 했다.

노 비서실장의 취임 일성은 ‘경청’이이었다. 어떤 주제든, 그 사람이 누구든, 무슨 정책이든 가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귀를 열고 많은 이야기를 듣는 청와대가 되겠다는 다짐으로 해석해도 무방할 듯하다. 측근 중심의 아쉬움이 많은 청와대 개편이었지만 그나마 기대되는 대목이다. 귀를 여는 것이 소통의 첫 걸음이다. 다만 각계 각층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중요나나 많이 듣는 것만으로 그쳐선 아무 소용없다. 그 소리가 문 대통령의 귀에 들어가고 이게 국정 운영에 반영돼야 비로소 의미가 있는 것이다.

2기 청와대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일이 또 있다. 청와대의 힘을 분산시켜 ‘청와대 정부’ 인식을 불식시키는 것이다. 국정 운영은 내각이 중심이 돼야 정상이다. 이는 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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