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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역협상 진전·경기부양책 기대감 나오지만…“中 증시, 저점 확신 이르다”
최근 한달 中펀드 215억원 유입
美·日 등 증시선 자금유출 지속
전문가 “내년초 ‘바닥’ 확인해야”



중국 증시가 연초 고점 대비 30%가량 하락한 뒤 횡보세인 가운데, 미ㆍ중 무역협상 진전이나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을 기대한 투자자들의 자금이 중국 펀드로 몰리고 있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서는 ‘아직 반등은 이르다’며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무역분쟁이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는 만큼 내년 2분기로 예상되는 ‘경기 저점’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것.

19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최근 1개월 국내에서 설정된 중국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215억원으로 집계됐다. ‘KODEX중국본토CSI300 ETF’, ‘TIGER차이나A300 ETF’ 등 상장지수펀드를 중심으로 수십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같은기간 183억원이 유입된 베트남 펀드를 제외하고는 미국(303억원, 이하 최근 1개월 자금유출 규모), 일본(56억원), 러시아(48억원), 브라질(17억원) 등 모두 자금유출이 기록된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중국 관련 펀드로 자금이 몰렸던 것은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미ㆍ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중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저점 매수’에 대한 수요가 자극받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날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2576.65에 거래를 마쳤는데, 이는 연초 고점과 비교하면 약 27.6% 급락한 수준이다. 지난 10월 중순 2500선이 붕괴된 이후 반등에 나서기도 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줄곧 2600선 전후에서 횡보하고 있다.

미ㆍ중 무역분쟁이 협상 국면에 접어든 점도 중국 증시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향후 무역협상을 위해 90일간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특히 지난 12일에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분쟁 해결을 위해 첨단 제조업 육성책인 ‘중국제조 2025’를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대체하거나 완화할 것이라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 이밖에 19일부터 열릴 것으로 알려진 중국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각종 경기부양책과 구체적인 시장개방조치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상당하다.

그러나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의 반등을 확신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우려한다. 중국 증시를 주저앉혔던 미ㆍ중 무역분쟁이 진정 국면에 들어간 것은 맞지만, 이미 지난 3분기부터 집중 부과된 미국의 관세 여파가 실물경제에 타격을 입히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달 중국 수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5.4%에 그쳐 시장 기대치(9.4%)를 크게 밑돌았고, 수입 증가율은 전년 대비 3.0%에 그쳐 2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생산 측면에서 11월 산업생산 증가율 역시 5.4%로 지난 2016년 3월 이래 신저점을 기록했다.

이현정 삼성증권 연구원은 “11월 경제지표 부진은 중국 경기 둔화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것을 나타낸다”며 “경기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정부는 8월부터 통화ㆍ재정정책 기조를 전환하는 등 경기부양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지만, 실물 경제로 유동성이 유입되는 흐름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 역시 “무역분쟁이 조건부 휴전에 들어가면서 관세부과 부담이 지연된 측면은 있지만, 과거보다 규모ㆍ효과 측면에서 불충분했던 최근까지의 부양책으로 인해 내년 상반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6%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중국 증시의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는 시점은 언제일까.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6% 아래로 떨어지며 위안화가 추가로 약세 흐름을 보일 내년 1분기 말~2분기 초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동준 KB증권 수석자산배분전략가는 “신흥국은 경기가 둔화될 때 통화가치가 약세로 전환하면서 소비 감소ㆍ수출 개선이 나타나지만, 중국은 자본유출 우려와 무역분쟁 여파가 위안화 강세를 유도하고 있어 기업이익 전망이 여전히 하락하고 있다”며 “내년 초 ‘미국마저 꺾였다’는 두려움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 상대적으로 위안화는 약세를 나타낼 것이고, 이는 오히려 중국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준선 기자/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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