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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경기둔화 피난처는 어디?…주식→채권 이동 속 채권시장도 ‘경고음’
BAML 조사, 최근 1개월 채권 투자 비중 23%포인트 증가
같은 기간 주식 비중 15%포인트 감소…극단적 약세장 우려
국고채-회사채 금리 차이 ‘신용 스프레드’ 커지며 경고음
부채 증가한 기업들 자금 조달 어려워지며 경기 부담 가중

뉴욕 증권거래소의 트러이더가 우려 섞인 표정으로 시황판을 바라보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주식에서 채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하지만 피난처로 인식되는 채권시장에서도 경고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채권시장에서 국고채와 회사채의 금리 차이인 ‘신용 스프레드’가 커지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글로벌 경기는 더욱 나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CNBC방송, 비지니스 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로 주식 시장을 빠져나온 투자자들이 채권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AML)가 최근 7000억달러의 투자금을 운영하는 243명의 펀드매니저를 조사한 결과 최근 한 달 간 그들의 포트폴리오에서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23%포인트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은 15%포인트나 줄어들었다.

이 같은 채권 비중의 확대는 최근 주식시장에서 위험을 회피하려는 성향에 극도에 달하고 있다는 것으로 투자 지형의 변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비지니스 인사이더는 전했다.

BAML의 한 전략가는 투자자 노트에 주식시장이 ‘극단적 약세장’에 접근하고 있으며, 이 같은 심리는 암울한 경제 성장 전망에 기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BAML 조사에선 향후 12개월 동안 글로벌 경기가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펀드매니저의 비율도 53%에 이르렀다. 이는 글로벌 금융 위기가 발생한 지난 2008년 기록 이후 최악의 전망이다.

투자금이 채권으로 몰리고 있지만, 채권 시장에선 ‘신용 스프레드’가 커지는 또다른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국고채와 회사채의 금리 차이인 신용 스프레드가 커지면서 채권시장도 위험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0월 이래 ‘투자 등급’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할 경우 재무부 채권보다 1.4%포인트 높은 금리를 지급하고 있는데, 이는 올해 초보다 신용 스프레드가 1%포인트에 육박할 정도로 커졌다는 설명이다.

국고채와 회사채 금리차이인 ‘신용 스프레드’가 커지는 것은 기업이 빌려간 돈을 갚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대되는 것을 뜻한다.

일례로 현금 보유가 많은 ‘홈 데포’의 경우 지난달 10억달러의 10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하는데 4%에 육박하는 금리를 지불했다. 이는 10년 만기 재무부 채권 금리인 3.06%보다 1%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신용 스프레드는 고위험 고수익 채권으로 불리는 ‘정크 본드’에서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정크본드로 취급되는 회사채의 발행 금리는 4.5%를 기록했으며, 이는 1년 전 3.2%에 비해 크게 높아진 수준이다.

워싱턴 대학에서 금융을 가르치는 필립 본드 교수는 “신용 스프레드가 커지면서 대출 기관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며, “그들은 정부에 대한 대출보다 더 위험하게 기업에 대출하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신용 스프레드의 갑작스런 확대는 투자자들이 그들의 돈을 회사에 투자하는 것에 부담스러워하고 있으며, 가뜩이나 부채비율이 높아진 기업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넷플릭스의 경우 2010년에는 부채가 거의 없었으나, 최근에는 부채가 10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버라이어존 역시 6년전에 비해 2배가 많은 1130억달러의 부채를 보유하고 있다.

NYT는 주식 시장의 매도세가 투자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채권 시장의 움직임은 기업의 자금 조달과 투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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