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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미술관 사령탑 부재속 사립미술관 ‘약진’
2018 미술계 결산
롯데·아모레퍼시픽 등 미술관 신규 개관
리움도 이서현 위원장 위촉 정상화 시동
짝수 해, 광주·부산 등 비엔날레 ‘풍년’
김환기 85억 등 미술품 최고가기록 경신



2018년 미술계는 국립현대미술관으로 시작해 국립현대미술관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가 국립현대미술관 최초의 외국인 관장이었던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 관장의 3년 임기 마지막이었다. 마리관장은 연초 “더 일하고 싶다”며 연임의지를 밝혔으나,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ㆍ이하 문체부)는 지난 9월 ‘한국적 정체성 확립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마리 관장에게 연임불가를 통보했다. 이후 10월부터 본격 공모가 시작됐다. 서류와 면접심사를 통해 김홍희(70) 백남준문화재단 이사장, 윤범모(67) 동국대 석좌교수, 이용우(66) 전 광주비엔날레재단 대표이사가 최종후보자 3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문체부는 이 세 후보자에 대해 고위공무원단 임용시 대부분 거치는 역량평가를 ‘면제’할 것을 인사혁신처에 요청했다가, 비판여론이 거세자 다시 역량평가를 진행하기로 했다. 신임관장 선임은 내년 초까지 미뤄질 수 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공공미술관도 임기 만료 등으로 관장석 부재가 이어졌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최효준 전 관장이 성희롱 의혹으로 지난 7월부터 직무정지 상태다. 대구미술관은 최승훈 전 관장이 임기 만료로 떠난 이후 공모를 두 차례나 진행했으나 ‘적임자 없음’으로 결정되면서 몇 달째 관장석이 공석이다.

사령탑 부재로 고심하고 있는 공공미술관과 달리 사립미술관은 잇단 개관소식을 전했다. 대기업 미술관인 롯데뮤지엄과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차례로문을 열면서 미술계 핫 스팟으로 등극했다. 롯데문화재단은 지난 1월 25일 롯데뮤지엄을 개관하고, 첫 전시로 미니멀리즘의 거장 댄 플래빈의 개인전 ‘위대한 빛’을 개최했다. 이어 알렉스 카츠, 케니 샤프 등 해외 거장 전시를 연달아 열면서 세계 현대미술의 다양한 면을 소개하는데 집중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지난 5월 3일 용산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에 개관, 미디어아티스트 라파엘 로자노 헤머의 전시로 포문을 열었다. 이후 ‘조선, 병풍의 나라’전을 개최해 시공을 넘나드는 예술작품으로 관객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 대표 사립미술관인 리움도 정상화 시동을 걸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녀 이서현(45)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전 사장이 12월 운영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위촉된 것. 리움은 홍라희 관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2017년 3월 전격 사퇴한 이후, 굵직한 기획전이 취소되는 등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로 21개월을 보냈다. 어머니인 홍라희 전 관장이 ‘관장’으로 리움을 진두지휘하며 총괄했던 것에 비하면 이서현 위원장의 행보가 광폭은 아닐 것으로 예상되지만, 삼성 오너일가의 복귀로 미술관 운영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짝수해를 맞아 국내 비엔날레도 일제히 개막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ㆍ패럴림픽기간에 열린 강원국제비엔날레를 시작으로 9월엔 광주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등 메이저급 비엔날레가 열렸다. 광주비엔날레는 ‘상상된 경계들’을 주제로, 부산비엔날레는 ‘비록 떨어져 있어도’를 주제로 분단과 난민, 이민 등 전지구적 문제를 다뤘다. 두 비엔날레 모두 30만명 넘는 관람객이 몰리며 대중적 인지도는 담보했지만 신규 담론의 부재와 비슷한 형식의 전시 등은 한계로 지적됐다. 이외에도 대구 사진비엔날레, 창원 조각비엔날레 등 장르 특화 비엔날레도 관객을 맞았다.

미술시장에선 새로운 기록도 나왔다. 지난 5월 국내 미술품 경매가 최고기록이 바뀌었다. 서울옥션 홍콩세일에서 김환기의 1972년작 붉은 전면 점화 ‘3-II-72 #220’ 85억원에 거래됐다. ‘환기를 넘어서는 건 환기’라는 말이 다시 한 번 검증됐다. 그런가하면 3월엔 이중섭의 ‘소’가 47억원에 낙찰되며 작가 최고가를 경신했다. 앞서 2010년 서울옥션에서 낙찰된 ‘황소’(35억6000만원)이후 8년만의 쾌거다. 상반기 뜨거웠던 경매 분위기는 연말로 오면서 온도가 낮아졌다. 작가 최고가 경신으로 기대를 모았던 박수근의 ‘시장의 사람들’이 지난 11월 케이옥션 메이저 경매에 출품됐으나 유찰됐고, 추정가 35억원에 나온 이중섭의 ‘복사꽃 가지에 앉은 새’도 12월 서울옥션 창립 20주년 특별경매에서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불황의 전조일지 아니면 한 템포 쉬어가는 것일지 시장의 촉각이 곤두 선 가운데 2019년이 다가오고 있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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