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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무대만은 힘들다”…유통기업들 세계로
-내수시장 한계 딛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
-롯데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노크’
-신세계, 선진 시장 미국 선택…생존 안간힘


신세계백화점 본점 이미지.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이 설곳 없는 국내시장에서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국내 신규 출점 제한ㆍ의무휴업 도입 등 각종 유통규제로 국내에선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비심리 악화로 소비 위축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데다, 온라인 구매로의 소비패턴 변화까지 겹치면서 국내에선 이렇다할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를 잡기가 힘들어졌다는 점도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재촉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유통업체들의 도전이 주목 받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은 물론, 선진 시장인 미국으로까지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해외 진출로 인한 새로운 활로 모색은 업체들마다 뜻은 같지만 걷는 방향은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이마트는 해외 유력 유통기업의 인수를 통해 선진시장인 미국에서의 안착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면, 롯데는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선, 국내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내년 하반기 미국 LA에 프리미엄 그로서란트 매장 오픈에 이어 미국 현지 유통기업 ‘굿푸드 홀딩스’를 인수하며 본격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마트의 해외 현지기업 인수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마트는 이미 미국 대도시 상권에서 20~40년 이상 실제로 매장을 운영해 온 실력 있는 유통기업 인수로 현지인들에게 익숙함을 내세워 미국사업의 성공적인 연착륙을 이루겠다는 취지다.

연초부터 이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규제 없이 무한경쟁이 펼쳐지는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 역점을 두려고 한다”며 미국 시장뿐만 아니라 호주, 유럽 등 타 선진국에도 진출 의욕을 내비친 바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이미지.

롯데그룹은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발맞춰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다.

특히 신동빈 회장은 경영복귀 이후 ‘글로벌 롯데’를 통한 해외시장 개척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미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해외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롯데는 그간 신 회장의 부재로 지연됐던 글로벌 사업에 대한 투자들이 신 회장의 베트남 및 인도네시아 해외출장으로 재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롯데는 베트남에서 대규모 복합단지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호치민시가 경제허브로 개발 중인 투티엠 지구에 백화점, 쇼핑몰, 호텔, 오피스 및 주거시설 등으로 구성된 ‘에코스마트시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하노이에는 ‘롯데몰 하노이’를 건설할 계획이다.

베트남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4일 응우옌 득 쭝 베트남 하노이시 인민위원장(시장)을 만나 “롯데는 특히 (호텔 등) 접객분야에서 베트남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12월 3∼4일 롯데센터(롯데호텔) 예약률이 98∼100%일 정도로 하노이는 믿을 만하고 잠재력이 있는 시장”이라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이 해외에서 생존을 위한 돌파구를 찾는 것은 대형마트 시장이 성장률 둔화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형 마트의 매출 성장률은 매년 뒷걸음질을 하고 있는 추세다. 대형 마트 3사의 매출 성장률은 지난 2015년 2.1%, 2017년 1.4%, 2017년 0.1%를 기록하면서 사실상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CJ그룹의 행보는 이마트와 비슷하다. 유력 식품업체를 인수해 선진시장 및 그 주변 시장으로 확대한다는 셈법이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미국 냉동피자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슈완스 컴퍼니를 인수하면서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시장으로 K-푸드가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했다. 한식 기반의 냉동간편식이 현지에서도 먹힐 수 있다는 게 CJ의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국내 시장에서의 안주를 포기하고 해외 시장 진출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빼들며 생존을 위해 총력을 다지고 있다”며 “그러나 해외진출을 통한 돌파구 마련이라는 측면에서 목표는 같지만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한 전략은 각기 다르다는 점에서 향후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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