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 피의자 76%가 2030…“단속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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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바 ‘홀짝’ 게임을 중계하는 한 인터넷 방송 |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서울 송파구의 한 고등학교는 최근 학생들에게 “인터넷 불법 도박을 주의하라”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일부 학생들이 평소 보던 인터넷 게임 중계방송을 통해 인터넷 불법 도박을 접했다는 얘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인터넷 방송이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인데다 방학을 앞두고 학부모들 걱정까지 커지자 내린 조치였다.
특히 학생들이 자주 보는 인터넷 개인방송 속에서 BJ들은 이른바 ‘별풍빵’으로 불리는 내기 게임을 하고 있었고, 학생들도 방송을 통해 중계되는 도박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교사 이모(33ㆍ여) 씨는 “게임 속 ‘홀짝’ 게임에 시청자들이 사이버머니를 베팅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아예 포커 게임 중계를 보며 결과를 맞히는 식의 방송도 있었지만, 연령제한 등의 조치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부 방송은 평소에는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 게임을 중계하지만, 특정 시간대에는 ‘섯다’나 ‘홀짝’ 등 도박성 짙은 게임을 중계하며 직접 도박 사이트를 홍보하기도 한다. 아예 특정 도박 사이트를 홍보하며 “계좌정보와 연락처만 써넣으면 참여할 수 있다”며 미성년자의 참여를 부추기기도 한다.
이처럼 매년 규모가 커져 전체 판돈만 100조원을 넘어선 불법도박이 이제는 인터넷 개인방송을 통해 세력을 넓히고 있다. 개인방송을 등에 업은 불법 도박에 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정작 업계에서는 현실적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하고 있다.
10일 경찰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16일 인터넷 업계 관계자들과 함께 ‘개인방송 불법 온라인 도박사이트 홍보 방지 대책 회의’를 진행했다. 최근 인터넷 개인방송을 통해 온라인 불법 도박이 유통되는 사례가 증가한 데 따른 대책 마련을 위해서다.
위원회에 따르면 온라인 불법 도박 업체들의 총매출액은 지난 2016년 실태조사에서 69조596억원까지 성장했다. 최근에는 오히려 인터넷을 통해 규모가 급성장해 당국이 추산하고 있는 온라인 불법 도박 시장 규모는 100조원을 이미 넘어섰다.
특히 최근에는 인터넷 개인방송을 통해 청소년들에게까지 무분별하게 전파되고 있지만, 관련 대책은 인터넷 사업자들의 자율규제 정도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평범한 게임 중계처럼 위장하다 특정 시간대에는 불법 도박을 보여주며 홍보하는 식이 대부분이라 실시간 감시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처럼 스트리밍 형식을 빌려 온라인 불법 도박이 활개를 치며 젊은 층의 도박 중독은 매년 증가세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불법 인터넷 도박으로 입건된 20~30대 피의자만 2만8225명에 달한다. 전체 도박 피의자의 76%에 해당하는 수치다. 10대 피의자도 같은 기간 761명이나 된다.
사이버도박 문제가 심각해지며 경찰은 최근 17개 지방청에 사이버도박 전담반을 구성해 단속에 나섰다. 그러나 개인방송을 통한 홍보는 단속 어려워 업계에서도 골머리인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감시 인력을 고용해 실시간으로 규정을 위반한 내용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지만, 수법이 점차 교묘해져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불법 사행산업 감시센터에서 지난해 단속한 2만3197건의 온라인 불법 도박 의심 사례 중 실제 수사의뢰로 이어진 경우는 15건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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