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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별초 항전, 성(城) 밖 초소까지 철벽 구축
철옹성 같이 꾸민 고려의 대몽 방어시설 중 강화중성 말고도 그 밖에 외부 방어시설까지 둔 것으로 확인됐다.

강화 옥림리 주택신축부지 초소터 등 발굴
외성-중성에다 외부 방어시설까지 철옹성
인근엔 신라 토기 폐기장…오랜 군사시설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삼별초 항전때 39년간 고려의 도읍지였던 강화가 임금의 궁성과 별궁을 지키기 위해, 외성, 중성, 돈대와 보(堡) 외에 성(城) 근처 외부에 초소, 외황 등 별도 방어시설까지 뒀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강화 옥림리 주택신축부지를 조사하던 재단법인 한백문화재연구원은 이 일대 발굴조사를 통해 고려 시대 강화중성(강화군 향토유적 제2호) 바깥에서 목책 치(雉)와 외황(外隍)을 처음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치(雉)는 성벽에서 돌출시켜 쌓은 방어시설이고 외황(外隍)은 성벽 밖에 둘러 판 물 없는 도랑이다.

대몽항쟁 당시 강화도성은 내성을 비롯하여 외성, 중성 등이 차례로 축조되어 모두 세 겹의 성벽이 겹겹이 둘러싼 요새를 구축했었다.

이들 중에서 ‘강화중성’은 흙을 다져 조성한 약 8.1㎞ 토성으로 이번에 발견한 목책 치와 외황이 확인된 지점은 강화중성이 시작하는 강화읍 옥림리의 옥창돈대 부근에 해당한다.

강화중성 및 외부 방어시설 원경

조사 결과, 강화중성 토성벽에서 밖으로 돌출된 능선부에서 고려 시대 강화중성과 함께 만들어진 방어시설로 목책 구덩이, 외황, 초소 등이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이밖에도 신라토기 폐기장이 확인되어 신라 시대부터 이곳에 군사목적의 방어시설이 존재했을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문화재청은 전했다.

목책 구덩이는 모두 9기가 확인되었는데 능선을 따라 한줄(1열)을 이루는 형태다. 이는 성벽 외부로 돌출된 능선에 치를 만들었던 흔적으로 추정된다. 목책 구덩이는 목책에 사용되었던 나무 기둥을 뽑아내기 위해서 인위적으로 기둥자리를 파내고 파낸 흙으로 다시 메운 상태다.

고려사절요의 기록(권17 고종 46년 6월)에 따르면, 몽골은 고려와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강화협정을 맺으면서 강화도성을 허물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강화협정이 이루어진 후, 실제로 몽골 관리가 성벽을 허무는 과정도 감시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번 조사에서 기록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강화중성의 일부인 목책을 인위적으로 허물고 다시 메운 흔적이 고고학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제까지 강화중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흙을 다져 쌓은 토성으로 확인된 적은 있었지만, 성벽 외부에서 치나 외황과 같은 별도의 방어시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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