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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연말 증권가 풍경 2제 2] 중국기업 IPO 열풍 시들…관련 인력 축소

-높아진 상장 문턱에 중국 기업 IPO 급감
-유안타증권, IPO 채용공고서 ‘중국어’ 역량 삭제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중국계 기업의 국내 주식시장 상장이 급감하면서 증권사들도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을 점차 줄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깐깐한’ 상장 심사에 부담을 느낀 중국 기업들이 잇달아 기업공개(IPO) 계획을 보류하거나 철회한 데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란 입장이다.

유안타증권은 이달 10일까지 신입사원 채용을 전제로 하는 동계 인턴사원 모집에 나섰다. 주식ㆍ채권운용, 법인영업, 투자금융, IPO 등 다양한 부문에 걸쳐 약 20명의 인턴사원을 선발할 계획이다. 예년과 달라진 점은 IPO 부문 지원자에게 요구하는 역량으로 ‘영어’만 적시한 점이다. 유안타증권은 이전까지 IPO 부문 지원자에게 ‘중국어 또는 영어’ 역량을 요구했다. 지난 2016년 중국 기업 골든센츄리의 코스닥 상장을 주관하며 중국 회사의 국내 상장 업무에 강한 의욕을 보여왔다. 그러나 올해 IPO 부문 채용공고에서 중국어는 삭제하고 ‘영어능통자’를 우대한다고 적시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한 중국계 기업은 육가공업체 윙입푸드 단 한 곳에 그친다. 윙입푸드는 지난 달 30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면서 중국 기업의 상장 계보를 간신히 이어갔다. 중국 화장품원료 제조기업 컬러레이가 지난해 8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그동안 국내 증시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진출이 비교적 활발하게 이뤄졌다. 코스피ㆍ코스닥에 상장한 외국계 기업 33곳 중 23곳이 중국계 기업일 만큼 한국거래소는 중국 기업들의 상장에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었다. 2016년 한 해에는 5개의 중국 기업이 상장에 성공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중국 기업의 부정회계 논란과 경영 부실로 상장폐지가 속출하면서 증권가에서는 ‘차이나 포비아’가 점차 확산됐다. 올해 들어서도 타일 제조회사 완리가 불투명한 회계처리로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 통보를 받아 상장 7년 만에 퇴출당하는 등 중국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은 커져만 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까지 10곳의 중국 기업이 상장폐지됐는데 6곳은 강제퇴출 당했고, 나머지 4곳은 스스로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한국거래소는 이 같은 불투명한 회계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작년 말부터 중국 기업에게 우리의 부가가치세 격인 증치세 영수증을 반드시 제출하도록 하는 등 상장 심사를 엄격히 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부담을 느낀 중국 기업들이 IPO 철회를 결정하면서 상장 주관을 맡은 증권사들은 주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은 상장 승인이 확실해야만 IPO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증권사들로서는 중국 관련 딜이 감소하면서 인력운용 면에서도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기존 중국 기업들의 잇단 상장폐지로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형성된 탓에 중국 기업들이 IPO를 한다고 하더라도 공모 흥행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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