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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겐하임은 왜 비서구권 작품을 컬렉션 할까
조앤 영 미국 구겐하임미술관 학예실장. 그는 지난 11월 30일부터 12월 1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이 개최한 국제심포지엄 ‘미술관은 무엇을 수집하는가’에 발제자로 나섰다.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조앤 영 구겐하임 학예실장 인터뷰
“국제미술 트렌드가 다양성을 향한다”
“현대미술 지평 넓히기…북한미술도 관심”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미국ㆍ유럽 작가 소장품 베이스로 출발한 미술관이라고 하지만 다양성을 향하는 국제미술 트렌드를 무시할 순 없습니다. 뉴욕만 해도 다인종이 모여사는 멜팅 팟이죠. 우리는 비서구권 작가들, 이미 미국이나 뉴욕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들의 기원을 예술작품을 통해 보여주려고 합니다”

조앤 영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학예실장은 구겐하임미술관이 비서구권 작가 컬렉션을 중요하게 다루는 것에 대해 헤럴드경제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조앤 영 실장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난 11월 30일부터 12월 1일까지 개최한 국제심포지엄 ‘미술관은 무엇을 수집하는가’에 발제자로 나섰다.

구겐하임미술관이 처음부터 비서구권 작가들에 관심을 둔 건 아니었다. 1937년 설립 당시에는 유럽 아방가르드 작품을 후원하는 등 유럽 근대미술품을 주로 소장했다. 1956년 구겐하임 국제상을 제정하면서, 콜롬비아, 이집트, 그리스, 일본 등의 현대미술을 담아내기 시작했고, 1976년 페기 구겐하임이 초현실주의와 미국의 초기 전후 작품을 미술관에 기증하면서 컬렉션의 다양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12년엔 스위스 금융사인 UBS와 함께 ‘구겐하임 UBS 맵 글로벌 아트 이니셔티브(MAP)’을 론칭, 미술관의 국제적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조앤 영 실장은 “MAP는 현대미술의 역사를 탐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현대미술 행위를 넓혀나가는 것”이라며 “뉴욕의 관람객 뿐만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 관람객을 끌어들여 예술에 대한 이해 폭을 넓혀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MAP는 ‘유럽 모더니즘에 빠져있는 미술관이 초국가적으로 의미있는 컬렉션을 보유할 수 있는가’라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컬렉션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미술관 입장에선 컬렉션과 프로그램으로 세계 문화적 관습과 역사를 반영하고자 했던 것. 구겐하임은 큐레이터를 해당 지역으로 필드서치를 보내는 전통적 방식 대신 지역 큐레이터와 연구자를 초청, 2년간 뉴욕에서 일하도록 했다. 결과는 37개국의 88명 예술가 작품 126점이 신규 소장됐다. 이전 미술관 컬렉션에 비해 라틴아메리카 작품이 27%, 동남아시아 작품이 57% 늘었다.

한편으론 주류 현대미술에서 소외된 지역에 분관을 내는 방식으로 미술관의 영역 확장도 이어진다. 구겐하임 아부다비가 대표적이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컬렉션을 중심으로 하되 초국적이고 방대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앞으로 점차 북아프리카와 호주로 넓혀갈 계획이죠”

그렇다면 현대미술에서 소외된 가장 대표적 지역인 북한미술에 대한 시각은 어떨까. 조앤 영은 “북한미술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굉장히 알아가고 싶은 지역입니다. 특히 최근의 정치적 흐름을 보면 더 그렇죠”라며 “4년전 구겐하임에 합류한 한국계 큐레이터의 도움으로 전시 프로젝트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살아 움직이는 동시대를 담아내려는 미술관의 움직임은 이렇게 발빠르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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