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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곰돌이푸는 어떻게 2018년 베스트셀러가 됐나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올 한해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 1위로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가 차지했다. 장기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건 아니었지만 꾸준히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으며 가장 많이 팔린 책이 됐다.

곰돌이 푸의 인기는 팍팍한 현실과 관련이 있다. 귀여운 캐릭터 선호는 불황과 관련이 깊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구매층을 보면, 10대20대 여성들이 많이 샀을 것이란 선입견과 달리 전 연령대의 고른 사랑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남성이 27.1%, 30대 남성이 25.8%로 차지했으며, 40대 남성도 16.5%를 차지했다.

구매의 이유가 좀 더 깊다는 얘기다.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답답한 현실, 행복은 오지 않을 것 같은 불안 속에서 귀여운 캐릭터를 통해 위로를 받은 것이다.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는 1만원대로 행복을 사는 가장 가성비 높은 소비로 볼 수 있다. 특히 곰돌이 푸의 말, “행복하진 않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는 최근 트렌드인 ‘소확행’과 맞아 떨어진다. 거창한 행복 대신 작은 행복들을 만들어가는 데 공감한 것이다.

우선 곰돌이 푸와 자란 세대는 현재 20대들이다. 이들은 유년시절, 애니메이션을 수없이 보고, 캐릭터 인형을 갖고 놀았던 세대다. 이들이 사회에 나오기 시작하면서 당장 만만치 않은 취업현실과 직면하게 된다. 실패와 좌절, 상처 입은 이들에게 곰돌이 푸의 귀여움과 따뜻함, 다소 엉뚱함은 유년시절의 추억을 소환, 서걱거리는 마음을 다독여 준다.

독서시장에서 ‘위로’ 코드는 어려운 경제현실과 맞닿아 있다.
1997년 IMF 구제금융 시절, 위로의 힘은 ‘아버지’였다. 실직한 가장의 모습과 가족사랑을 그린 김정현 작가의 ‘아버지’는 당시 국민들을 울렸다.

10년 후, 2008년 금융위기를 건너게 해준 힘은 ‘어머니’였다.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는 어머니의 부재를 통한 가족의 이해와 사랑의 메시지로 ‘엄마 신드롬’을 일으켰다.

다시 10년이 지난 2018년, 가족은 흝어지고 1인가족이 자리잡았다. 그 중심에 ‘나’가 있다.스스로 상처받지 않기 위해 애쓰고 단단해지려 나를 알아가려는 책들이 다수 출간됐다. 그리고 ‘곰돌이 푸’ 속의 메시지들은 그런 ‘나’의 심리에 동조했다. ‘상처입지 말라’‘다른 사람의 말에 흔들리지 마라‘’사소한 것에 괴로워하지 마라’등의 조언은 잴 필요없는 캐릭터 곰돌이 푸여서 부담없고 따뜻하게 다가온 것이다.

올해 연간 종합 베스트 10위권에는 곰돌이푸 류의 에세이들이 6권이나 올라왔다. 2위 ‘모든 순간이 너였다’, 3위 ‘무례한 사람들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5위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6위 ‘언어의 온도’, 7위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처럼 따뜻한 말과 위로를 건네는 책들이다.

교보문고는 이런 정서를 바탕으로 2018년 베스트셀러 키워드로 ‘토닥토닥’을 선정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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