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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건상 빈자리엔 종이 연꽃이…전시 끝나기전 자리 채울까
이른바 `사제간의 만남`으로 관심을 모았던 태조 왕건상과 희랑대사좌상의 전시는 결국 불발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고려건국 110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 `대고려 918*2018 그 찬란한 도전`에서 희랑대사좌상 옆 좌대를 비운채 전시를 개막했다. [사진=연합뉴스]

-국립중앙박물관, 고려 건국 1100년 기념 ‘대고려’전 개막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결국 비어있는 채로 전시가 시작했다. 그러나 빈 좌대는 빈 것이 아니었다. ‘미완’이 아니라 곧 채워질 것이라는 희망의 표시에 가까웠다.

이른바 ‘사제간의 만남’으로 관심을 모았던 태조 왕건상과 희랑대사좌상(보물 제999호)의 전시는 결국 불발됐다. 그러나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전시기간내 북에서 왕건상이 건너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태조 왕건이 삼국을 통일해 고려를 세웠던 것 처럼, 남북의 통일을 바라는 마음으로 (자리를)비워뒀다”고 말했다.

‘코리아’의 어원인 ‘고려’를 돌아보는 전시가 열린다. 고려건국 1100주년을 기념한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의 특별전 ‘대고려 918ㆍ2018 그 찬란한 도전’은 해상 무역을 중심으로 아시아 주요 거점으로 성장한 고려의 찬란했던 문화를 살펴본다. 금속활자, 고려청자, 고려 불화 등 세계 어디에 내 놓아도 높은 수준을 자랑하는 고려의 유물이 그 주인공이다. 전시엔 미국, 영국, 이탈리아, 일본 등 4개국 11개 기관을 포함 45개 기관이 소장한 고려 문화재 450여점이 나왔다. 고려 건국이 1000년 되던해는 1918년 일제강점기로, 1100주년의 의미가 더욱 뜻깊다. 
고려건국 1100주년을 기념한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의 특별전 ‘대고려 918ㆍ2018 그 찬란한 도전’전시전경 [사진=연합뉴스]
고려건국 1100주년을 기념한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의 특별전 ‘대고려 918ㆍ2018 그 찬란한 도전’전시전경 [사진=연합뉴스]
금동십일면천수관음상.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월, 세계 각국에 흩어진 고려 문화재를 한데 모으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대고려전은 장시간에 걸친 기획이 빛을 발하는 전시였다. 국보와 보물이 각각 19건과 34건 나왔다.

김부식이 편찬한 사서인 ‘삼국사기’(국보 제322-1호), 중국 송나라 문신 서긍(徐兢)이 고려를 방문하고 쓴 ‘고려도경’(高麗圖經)에서 청자를 묘사한 대목을 연상시키는 ‘청자 사자장식 향로’(국보 제60호), 합천 해인사에서 온 고려 목판 ‘대방광불화엄경변상도’(국보 제206-14호), 소수서원 소장품인 ‘안향 초상’(국보 제111호)처럼 귀중한 유물이 대거 나왔다.

이탈리아 동양예술박물관이 소장한 ‘독존 형식의 아미타여래도’, 미국 보스턴박물관이 소장한 고려시대 은제 주전자와 승반(그릇받침)을 비롯 영국박물관 소장 중국 둔황 천불동 불화도 나왔다. 이외에도 청자 꽃모양 발(사발ㆍ오사카 시립동양도자미술관)과 청자 주전자와 받침(영국 피츠윌리엄 박물관), 목조 아미타여래좌상(일본 도쿄국립박물관)과 등 보기힘든 희귀 고려유물들이 총출동한다.

더불어 현존하는 고려대장경중 가장 시대가 앞선 화엄경 목판도 공개된다. 2012년 서울 도봉서원 발굴조사에서 출토한 불교용구인 금강령과 금강저, 지난 1월 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친구들(YFM)이 박물관에 기증한 불감(佛龕ㆍ소형 휴대용 법당), 남한에 있는 유일한 고려 금속활자로 알려진 ‘복’ 활자도 등장했다.

비록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철’이 프랑스 정부의 불허로 전시에 나오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고려불화와 나전칠기, 도자기도 하나 하나가 명품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수준이 높았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유물들이 오랜만에 전시장으로 나왔다. 오히려 최근 화제가 된 왕건상의 전시 성사 여부가 특별전의 전부처럼 보이는 것이 안타깝기마저 하다. 전시는 내년 3월 3일까지 이어진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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