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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남방’ 닻 올리다]對 아세안 수출, 9대 신산업 분야가 전통산업 비중 추월

- 올해 한국의 對 아세안 수출, 823억 달러로 사상 최고 실적 기록中
- 반도체ㆍ디스플레이 등 신산업 제품 수출, 전통산업 제품 추월
- 하이테크ㆍ부품소재산업 육성…“더이상 값싼 제품 수출지 아냐”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중국과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글로벌 주요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를 낮추고 아세안(ASEAN) 국가들로 수출 영토를 확장하는 ‘신(新)남방’ 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있다.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에서 미중 간 무역분쟁 지속 등 내년 글로벌 통상환경 역시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역대 최고 실적을 낸 대(對) 아세안 수출에 가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한국무역협회와 경제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에서 ‘빅4’ 시장(중국, 미국, EU,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50.8%로, 10년 전(2007년) 56.6%에서 지속 하락해왔다.

같은 기간 아세안에 대한 수출 비중은 10.4%에서 16.6%로 상승했다. 빅4 시장에서 줄어든 비중만큼 아세안 시장으로 수출시장이 다변화됐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수출액으로 봐도 아세안은 핵심 지역으로 부상했다. 우리나라의 대 아세안 수출액은 2009년 410억 달러에서 지난해 952억 달러로 2.3배 증가했다. 전세계 수출액 증가(1.6배) 대비 성장폭이 컸다.

더 고무적인 수치는 대 아세안 수출을 자세히 뜯어보면 나온다. 바로 전통산업 대비 신산업의 수출 비중이 더욱 크다는 것이다.

지난해 대 아세안 수출 상위 20개 품목 중 차세대 반도체와 차세대 디스플레이, 프리미엄 소비재 등 신산업 제품의 수출액은 374억 달러로, 자동차와 철강판, 선박, 석유제품, 합성수지, 플라스틱제품 등 등 전통산업 제품 수출액(310억 달러)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 2014년만 해도 전통산업 수출액(406억6000만 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던 신산업 수출(191억5000만 달러)이 대 아세안 수출의 핵심 제품이 된 것이다.

특히 9대 신산업 중 수출액이 10억 달러를 초과하는 품목은 차세대 반도체, 차세대 디스플레이, 프리미엄 소비재 등이고 로봇, 항공-드론, 첨단 신소재는 수출 증가폭이 매우 컸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대(對)아세안 수출기회와 유망품목’ 보고서에 따르면 아세안 국가들은 산업구조 체질개선을 위해 하이테크 및 부품소재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정보, 바이오, 신소재, 자동화 및 기계, 자동차, 소재 등 분야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고부가가치 산업구조와 교통, 정보통신기술(ICT), 스마트도시 등 인프라 구축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제품의 수입 수요가 크게 확대되면 우리나라에는 더 큰 수출 기회가 될 수 있다.

아세안이 더이상 값싼 제품의 수출시장이 아니라 신산업과 부품소재 수출의 새로운 유망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신남방 정책에 가속도를 붙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올해 1~10월 우리나라의 대 아세안 수출액은 823억2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정부는 지난해 ‘신남방정책’ 추진을 발표하면서 아세안과의 교역 규모를 2020년까지 2000억 달러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무역연구원은 특히 경제 규모와 GDP 증가율을 통해 ‘아세안 빅3’로 불리는 VIM(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과 VIP(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국가를 주목했다. 지난해 VIM과 VIP로의 수출은 2009년 대비 각각 4.2배, 3.8배나 증가한 바 있다.

한편, 아세안은 빠른 경제성장과 소비인구 덕분에 거대한 잠재력을 지닌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세안의 인구는 6억4000만명으로 유럽연합(5억1000만명)보다 많고, 중국과 인도에 이은 세계 3위다. 우리나라 인구와 비교하면 12.5배가 넘는다. 특히 30세 이하 인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다 중산층 인구가 지난 2010년 1억7000만 명에서 오는 2030년 5억 명으로 3배 가량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이나 일본처럼 자국문화우선주의 또는 반한(反韓) 감정이 적어 한국의 소프트파워인 ‘한류’의 쇠퇴 위험도 상대적으로 적다. 케이팝(K-POP)과 한국 드라마, 영화, 예능 등 문화 콘텐츠가 뿌리깊게 내릴수록 ‘메이드 인 코리아’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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