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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외株’보다도 작아진 코스닥 새내기…부실 우려 커진다

-올해 코스닥 상장사, 직전년도 말 기준 매출 540억
-2017년 상장사 평균매출 825억 대비 크게 줄어…영업익 규모는 절반 이상 급감
-‘코스닥 활성화’ 정책 힘입어 무더기 상장…시장침체ㆍ감리강화로 ‘大魚‘ 실종
-전문가 “작다고 문제 되진 않지만…‘실적보단 성장성?’ 주의해야”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따라 올해 상장 문턱을 대폭 낮추면서, 코스닥 새내기주들의 몸집이 이전의 절반 이하로 작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영업이익 규모 역시 50억원대로, 한국장외시장(K-OTC)에서 거래되는 종목들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저조했다. 당장의 실적이 아닌 성장성을 주목 받아 상장이 허락됐던 기업들 대다수가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왔던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하반기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54개 종목(기업인수목적회사 제외)의 지난해 말 기준 평균 매출은 53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장한 55개 코스닥 종목의 상장 직전년도 기준 평균 매출(825억원)보다 35%가량 낮은 것이며 같은 방식으로 집계한 2016년 상장사들의 평균 매출보다도 약 16% 적은 것이다. 올 하반기 이후로 비교 대상을 좁히면 외형의 감소세가 더 확연히 드러난다. 7월 이후 코스닥에 상장한 35개 기업의 지난해 말 기준 평균 매출은 391억원에 그친다.

[자료=에프앤가이드]

이익 규모는 더 크게 쪼그라들었다. 올해 코스닥에 상장한 54개 종목의 직전년도 말 기준 평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6억원, 39억원으로 확인된다. 지난해 상장한 종목들의 평균 영업이익, 당기순이익대비 각각 56.1%, 60.2% 급감한 수준이다. 특히 유가증권ㆍ코스닥 시장 밖 장외주식을 품은 K-OTC 거래종목의 지난해 말 기준 평균 영업이익(109억원)에도 못 미쳤다. K-OTC 내 중소ㆍ중견기업 81곳만 따로 떼어 살펴보더라도 올해 코스닥 새내기주의 평균보다 높은 당기순이익을 올린 곳만 10곳에 달한다.

올해 유독 외형이 작은 기업들이 상장에 나선 것은 금융당국 및 한국거래소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과 무관치 않다. 올해 거래소에 코스닥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65개 기업 중 ‘미승인’ 결과를 받은 곳은 한 곳도 없다. 반면 적자기업도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도록 한 ‘기술특례제도’를 통해 상장될 기업 수는 올해 22곳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하반기 이후 증시가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공모 과정에서 제값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한 기업들이 상장 일정을 연기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감리 일정이 지연되는 문제까지 겹쳤던 카카오게임즈를 비롯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던 9개 기업이 상장심사ㆍ공모를 철회했다. 조(兆)단위 몸값의 지누스, 바디프랜드 등 ‘대어(大魚)’ 들의 연내 상장 역시 물 건너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기틀이 잡히지 않은 기업의 코스닥 상장이 일반투자자의 손실 확대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기업 규모가 작더라도 상장을 계기로 성장세를 증명해 나가면 문제가 없지만, 그간 많은 기업들이 투자자 기대를 저버려왔던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미드스몰캡팀장은 “기술특례상장사들의 경우 전문가들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고는 하지만, 상장 당시 내걸었던 목표 실적을 달성해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기업들이 거의 없다”며 “기대와 실적 간 괴리로 인해 큰 변동폭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관련 전문가가 아니면서도 투자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이미 코스닥시장에서는 지난해 기준 당기순익 적자를 기록한 기업들이 시장으로부터 외면받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전날 코스닥에 상장한 네오펙트와 티앤알바이오팹은 나란히 시초가 대비 급락세를 나타냈고, 공모가 대비 각각 30.0%, 30.6% 내린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의료용 기기 제조업체인 네오펙트는 지난해 45억원의 매출과 4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생분해성 인공지지체, 3D 바이오프린팅 시스템, 바이오잉크 등을 생산하고 있는 티앤알바이오팹 역시 지난해 4억원의 매출과 4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올렸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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