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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OECD가 콕 집어 지적한 최저임금 과속인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1일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소득주도성장은 개혁과 병행해야 하며 최저임금 인상은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표현은 속도조절이지만 내용은 과속인상을 멈추라는 것이다. 이유는 고용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지난해만해도 OECD는 “생산성 향상이 동반되지 않은 최저임금 인상이 한국의 경쟁력을 약화할 수 있다”면서도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현 단계에선 불확실하다”고 판단을 유보했었다. 하지만 불과 1년도 안돼 입장이 완전히 바뀌었다. 외신들은 소득주도 성장의 부작용에대한 경고수위가 높아졌다고 해석하지만 잘못됐다는 지적에 다름 아니다.

국제기구가 한 국가의 경제정책에 대해 이토록 분명한 의견을 내기는 쉽지않다. 그만큼 중요한 경제변수라는 의미인 셈이다. 실제로 고용절벽과 청년실업은 한국경제의 심각한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가계소득 증대가 내수로 이어져 경제를 활성화시킬 것이란 게 소득주도 성장론이다. 하지만 생산성 향상없는 임금인상이 사용자에게 비용부담을 늘려 고용을 위축시킬 것이란 점을 간과했다. 게다가 아무 기술도 없는 20세 미만의 고졸 비숙련 근로자에게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때부터 높아진 최저임금을 주고 싶어하는 사업자는 없다. 사용자들은 유경험자 중심으로 신규채용을 하게 된다.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사라지게 만드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처럼 최저임금 과속인상의 부작용에 대해 콕 집어낸 OECD의 지적이 문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되어 소득주도 성장은 무조건 옳다는 인식을 바꿀 수 있을지 여부다.

이번 OECD 보고서 역시 한국에 긍정적으로 해석될 부분이 없지 않다.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은 2.7%다. 미국(2.9%)보다는 낮지만 영국(1.3%), 프랑스(1.6%) 일본(0.9%), 독일(1.6%)보다는 비교할 수 없이 높다. 게다가 OECD는 한국의 2020년 성장률이 3%에 육박하는 2.9%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점진적으로 좋아질 것으로 봤다는 얘기다. 이 부분만 뽑아서 보면 한국경제는 완전히 장미빛이다. 오해도 그런 오해가 없다.

문 대통령이 중요한 지적은 다 무시한 채 “OECD가 한국경제를 일본이나 독일보다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말을 하게 될까 벌써 우려된다.

긴 가뭄속에 소나기 한번 온 걸 가지고 대통령으로 하여금 “물들어올때 노 저어야 한다”는 얘기를 하도록 만드는 게 청와대 경제팀이기에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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