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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 없는 가을모기 ‘극성’…“입동 지났는데 아직도…”
[헤럴드경제DB]

-폭염 탓 자취 감췄던 모기…11월 첫째주 급증
-쌀쌀한 날씨탓 실내 유입…모기약 판매도 늘어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입동도 지났는데 아이들이 모기 때문에 밤마다 잠을 못자서 모기향을 켭니다.”

뒤늦은 가을 모기가 극성을 부리면서 넣어뒀던 모기약 등을 다시 찾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여름 폭염 탓에 찾아볼 수 없던 모기가 입동이 지난 11월 중순까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올해 때늦은 가을 모기 증가가 심상치 않다. 서울시에 따르면 11월 첫째주 서울 주거지역 인근에 설치한 모기유인퇴치기에서 채집한 모기는 초여름인 7월 첫째주의 1.4배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11월 첫째주 채집량은 전주인 10월 다섯째 채집량보다는 2.8배나 늘어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1.6배 많다.

늘어난 가을 모기에 아이를 둔 가정들에서는 특히 ‘모기와의 전쟁’을 벌이는 중이다. 폭염 때도 없던 모기가 최근에 늘어난 탓에 아이들이 간지러워 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아서다. 주부 김모(41) 씨는 “아이들이 모기에 물려서 벅벅 긁고 잠도 설쳐 이 가을에 모기약에 모기향까지 구비해놨다”며 “더울 땐 에어컨이라도 켜면 됐지만 모기 때문에 설치는 잠은 막아주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때늦은 모기의 등장에 유통마트 뒤편으로 빠졌던 모기 관련 제품들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 마트 관계자는 “모기약, 모기향 어디있냐고 묻는 손님들이 늘어 뒤편으로 빼뒀던 모기약, 모기향, 모기장 등 제품들을 좀 더 잘 보이는 곳에 비치했다”고 설명했다.

올 가을 모기들이 여름보다 가을철 더 극성을 부리고 있는 이유로는 올여름 폭염이 손꼽힌다. 30도를 넘나드는 기록적 폭염으로 모기 번식이 활발한 15~25도를 뛰어넘는 기온이 지속된 탓에 여름 모기는 맥을 못추렸다. 여름철 보이지 않던 모기들이 기온이 떨어진 가을이 되어서야 보이기 시작했던 것은 이때문이다. 따뜻한 실내를 찾는 모기들이 급증했다.

올 가을 실내에서 발견되는 모기는 대부분 빨간집모기다. 11월 첫째주 채집된 빨간집 모기 비율은 98%에 달했다. 종 자체가 실내에서 잘 버티는 탓에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진 날씨 속에서도 실내로 침투해 활발하게 번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까지 질병을 매개한 기록은 없어 말라리아나 일본뇌염을 옮기는 작은 빨간집모기, 얼룩날개 모기보다 덜 위험할 순 있지만 수가 많아 밤잠을 설치게 하는 성가신 존재로 손꼽힌다.

늘어나는 가을 모기에 각 구청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영등포구청은 10월말 가을철 모기 발생을 막기 위한 집중 방제작업에 들어갔다.

소독의무대상시설로 지정된 숙박업, 병원, 학교, 전통시장, 병원 등의 모기 유충을 조사하고 방제했다. 적정 온도가 유지돼 모기가 서식하기 유리하고 민원이 집중발생하는 정화조 등도 집중 방제 대상이다.

ka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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