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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북미대화 공전 속 자력갱생 강조…김정은 “세상 변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ㆍ헤럴드경제DB]

-북미대화 공전 속 내부결속 의도인 듯
-김정은, 신의주 이어 평북 현지지도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북미간 비핵화협상 답보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4월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경제건설총집중노선을 내세웠지만 2차 북미정상회담이 내년으로 넘어가고 고위급회담이 미뤄지는 등 북미대화가 소강국면에 접어들면서 내부결속을 다지고 자체 경제발전 방안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안북도 대관유리공장을 시찰하고 생산공정 현대화와 신기술 도입을 독려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생산실태와 유리제품, 광학장비 등을 살펴본 뒤 “공장에서 만든 유리제품들과 광학기재들은 그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고 호평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세상은 빠르게 변하며 발전해 가고 있다”면서 지금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생산과 검사 공정에 새 기술을 도입해 더 좋은 광학유리와 측정설비들을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대관유리공장은 군용 렌즈를 생산하기 때문에 한국의 독자제재대상에도 올라있지만 김 위원장의 이날 현지지도에는 당 간부 중심으로 수행해 민수분야에 초점이 맞춰졌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지난 16일에는 김 위원장이 북중 접경지역인 신의주를 찾아 신의주 총건설총계획을 검토하고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신의주시를 국경관문 도시답게 잘 꾸리기 위하여서는 현대적이면서도 민족적 색채가 짙은 웅장한 건축물들을 많이 일떠세워야 한다”며 북중 접경지역인 신의주에 초고층 주택구역을 비롯해 대규모 공공건물과 호텔, 백화점 등을 건설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노동신문은 같은 날 김 위원장의 신의주 현지지도 소식을 1면 전면에 배치하고 국제사회에서 관심을 모은 첨단전술무기 시험 참관 관련 내용은 2면에 게재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보다 노골적으로 주민들에게 자력갱생을 주문하고 있다.

앞서 노동신문은 9일 김 위원장의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1978년 제시한 ‘우리 식대로 살아나가자’라는 구호와 같은 제목의 사설에서 “우리는 어떤 역경 속에서도 추호의 흔들림 없이 우리가 선택한 길을 따라 끝까지 걸어가야 한다”며 “남을 쳐다보고 우연을 바라서는 그 어떤 성과도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12일에는 백두산 삼지연군 건설사업을 부각하며 “적대세력들의 악랄한 제재 책동 속에서도 그처럼 거창한 창조대전이 순간의 멈춤 없이 맹렬하게 추진되고 있다”며 자력갱생을 거듭 강조했다.

신문은 ‘적대세력들의 악랄한 제재 책동’과 관련해서는 “우리의 전진을 가로막으려는 적대세력들의 발악은 여전하다”면서 “전대미문의 제재 책동에 필사적으로 매달리며 우리를 변화시키고 굴복시켜 보려고 피를 물고 날뛴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북미협상이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남북ㆍ북미정상회담 이후 경제발전과 제재완화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을 낮추고 내부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이처럼 북한은 북미대화가 제자리걸음인 상태에서 판을 깨기보다는 내부결속에 방점을 찍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다만 외무성 간부와 대외적으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온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 등을 통해 핵ㆍ경제 병진노선 부활을 흘리는 등 노선 변화 가능성도 숨기지 않고 있다.

대북소식통은 “북한 입장에서는 핵실험장과 로켓발사장 폐기와 미국인 억류자와 미군 유해까지 돌려보냈지만 미국이 여전히 제재 고삐를 놓지 않고 있어 불만스러울 수 있다”며 “지금은 불만을 우회적으로 토로하는 정도지만 2차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뜻대로 풀려가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면 신년사를 전후해 노선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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