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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질랜드 초교 시상식 폐지 ‘논란’
[사진=연합뉴스]

-“학교가 성적 순위 매기는 곳 아니다 …비생산적”
-일각선 “극단적 경쟁사회 간과…칭찬·인정 자극제”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뉴질랜드의 한 초등학교가 학년 말 시상 제도를 폐지한다고 밝혀 논란이다.

16일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오클랜드 북부 지역에 있는 실버데일초등학교는 “학생들을 성적으로 순위를 매기는 일이 학교가 할 일이 아니다”며 최근 가정 통신문을 통해 학년 말 시상식 폐지 방침을 학부모들에게 통보했다.

이 학교의 캐머런 로키 교장은 통신문에서 “학교가 학년 말 시상식을 폐지하기로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며 “다른 학생들보다 성적이 좋은 학생들을 가려내고 순위를 매기고 상을 주는 건 비생산적인 면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미국 사회학자 알피 콘의 저서 ‘포상의 위험’ 일부를 인용하면서 “어린이들은 누구나 참여하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줌으로써 평생 열심히 배우려는 자세를 갖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런 환경이 만들어졌을 때 시상은 벌과 마찬가지로 불필요한 것일 뿐 아니라 파괴적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로키 교장은 “상과 그 밖의 외부 자극제들이 내재적 욕구를 약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도 많다”며 “게다가 상을 받지 못하는 다수의 어린이에게 시상식은 따분하고 화가 나는 자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는 학생들을 가려내고 순위를 매기는 곳이 아니다. 안전한 환경과 관심 속에서 배우고 창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다. 모든 어린이의 능력을개발해주는 곳이지 주요 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학생들만을 위한 곳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상식 폐지 방침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논란이 확산되자 다시 가정 통신문을 보내 “학년 말 시상식은 폐지하지만, 체육대회나 말하기 대회 상, 단체상들은없애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뉴질랜드 사회에 던진 파문은 찬반 논란으로 뜨거워지고 있다.

실버데일 지역 주민 트레이시 스미스는 “학생들이 고등학교까지 어떻게 대처해나갈지 걱정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많은 이들이 우리가 지금 극단적인 경쟁사회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것 같다”며 “아이들에게 최고가 되는 방법과 가끔 실패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가르치지 않는다면 그들이 현실 세계에서 난관에 부딪혔을 때 쉽게 환멸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조지 그레이도 학년 말 시상식이 초등학교 때부터 자신에게는 커다란 자극제가 됐다며 시상식 폐지에 아쉬움을 표했다.

또 아동 심리학자 사라 체트윈은 학생들의 학업 성적은 어떤 식으로든 인정해주어야 한다며 포상 제도는 학생들이 목표를 세우고 이루어가는 데 아주 중요하다고 밝혔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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