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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귀 1년여만 3조원 빅딜…이재현의 ‘월드베스트 CJ’ 질주
이재현 CJ 회장이 지난달 열린 ‘더 CJ컵 @ 나인브릿지’ 대회 우승을 차지한 브룩스 켑카에게 우승트로피를 주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5월 복귀 후 공격적 글로벌M&A 행보 지속
-‘월드 베스트’ 목표 위한 글로벌 역량 강화 전략
-최근 美 대형식품사 쉬완스 인수…역대 최대 규모
-업계 “당분간 큰 투자보다 내실 다지기 집중할 듯”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글로벌 진출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 5월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열린 ‘2018 온리원 컨퍼런스’에 참석해 이렇게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 사업별로 2등이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 역량을 확보할 것”을 주문했다. 앞서 세운 2020년 ‘그레이트 CJ(매출 100조 달성)’, 2030년 ‘월드 베스트 CJ(3개 이상 사업에서 세계 1위 달성)’ 목표 달성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최근 일련의 글로벌 인수합병(M&A) 행보는 이같은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경쟁력 있는 업체 인수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해가겠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5월 복귀 후 지금까지 식품과 물류 분야에서 총 7건의 글로벌 M&A를 성사시켰다. 내년 초 최종 인수절차만 남겨둔 CJ제일제당의 ‘쉬완스 컴퍼니’ 인수 건을 포함하면 총 금액만 2조8000억원에 달한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물류업체 ‘제마뎁’을 약 1000억원에 인수했다. 제마뎁이 보유한 베트남 전국 네트워크와 시장 인지도를 활용해 현지 보관과 배송 등 계약 물류를 확대해가기 위한 것이다. 지난 6월엔 자회사 통해 미국 물류기업 ‘DSC로지스틱스’ 지분 90%를 2314억원에 취득했다. 그동안 동남아와 중국지역에 한정됐던 물류사업을 미국시장까지 넓힐 수 있는 인프라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이 회장은 CJ제일제당 식품사업이 한정된 국내시장 넘어 해외시장으로 확대에 속도를 내는 과정에서도 M&A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이에 복귀 직후인 지난해 6월 브라질 고단백 소재 업체 ‘셀렉타’, 러시아 식품업체 ‘라비올리’를 각각 3600억원, 300억원에 사들였다. 올해는 글로벌 냉동식품 업체를 줄줄이 품에 안았다. 지난 8월 미국 ‘카이키’와 독일 ‘마인프로스트’를 각각 600억원, 100억원에 인수(금액은 시장 추정치)했다. 미국과 유럽에 냉동식품 생산 거점을 확보한 의미가 크다. 이같은 글로벌 기업 줄인수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CJ제일제당의 가공식품 글로벌 매출은 25% 가량 늘었다.

최근 쉬완스 인수는 CJ제일제당이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띄운 승부수의 정점이라는 게 중론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쉬완스를 18억400달러(약 2조원)에 인수키로 의결했다. CJ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의 M&A다.

미국시장 전역을 아우르는 쉬완스를 인수함으로써 CJ제일제당은 세계 최대 가공식품 시장인 북미를 본격 공략할 추진력을 갖게 됐다. 기존 캘리포니아와 뉴욕, 뉴저지, 오하이오 등 5곳에 보유한 생산기지가 4배 이상인 22개로 대폭 확대된 것이다. 동시에 미국 전역을 아우르는 물류ㆍ영업ㆍ유통망도 확보하게 됐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현재 ‘비비고’ 등이 미국에서 코스트코와 월마트 일부 점포에만 진출해 있고 특히 월마트는 서부 쪽 일부 점포에만 나가있는데 쉬완스가 중ㆍ동부쪽 판매채널을 다수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지역 중대형 마트 진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쉬완스를 통해 확보된 생산ㆍ판매 인프라를 토대로 CJ제일제당은 우선 미국 냉동식품 사업 분야 강자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냉동식품 시장은 35조원(빙과류 시장 제외) 규모에 달한다. 특히 에스닉 푸드(각국 전통식품)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어 한식 기반 냉동간편식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미 비비고 만두는 올해 미국에서만 매출 4000억원을 올릴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쉬완스의 브랜드 경쟁력ㆍ인프라에 자사 식품사업 연구개발(R&D) 역량을 결합해 2025년까지 아시안 가정간편식(HMR) 대표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 회장의 식품사업 철학인 ’한국 식문화 세계화‘를 가속화하고 글로벌 톱 식품기업 목표에도 한발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CJ그룹은 올해 5조원을 포함해 오는 2020년까지 M&A 등에 총 36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CJ ENM이 동유럽 최대 홈쇼핑 업체 스튜디오모데르나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인수에 성공하면 CJ그룹에겐 불모지에 가까웠던 동유럽에 거점을 마련하게 되는 셈이다.

김정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회사가 매출 규모를 키우는 방법으로 M&A가 적절하기 때문에 좋은 매물을 오랜 협상을 통해 적정 가격에 인수한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가 추구하는 비전에 걸맞는 움직임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이어 “쉬완스 인수로 많은 현금 활용했기 때문에 당분간은 큰 투자보다 (기업간) 물리적 결합을 화학적 결합으로 끌어올리는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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