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덴마크)=최상현 기자] “재단이 기초 연구를 중요시하는 이유는 이것이 종종 혁신과 제품 개발, 새로운 회사의 설립, 성장, 일자리, 그리고 사회적 가치와 번영을 위한 길을 닦는 획기적인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22일 오후 덴마크 코펜하겐 시내 중심가에 있는 칼스버그 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플레밍 베센바커(Flemming Besenbacherㆍ사진) 칼스버그 재단 회장은 재단이 기초 과학에 대한 투자를 중요하게 여기는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재단을 통해 덴마크 사회를 발전시키기 위해 기초 연구에 그 동안 수십억(크로네)을 투자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재단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재단은 “지속 가능한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획기적인 연구와 새로운 사고를 촉발시키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단은 훌륭한 기초 과학 연구를 지원하고 사회 과학적 책임(Social Scientific Responsibility)을 추구한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만큼 SSR도 중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연구자들의 연구가 사회 발전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고, 지역 및 세계의 에너지 부족 문제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거대한 문제’(Grand Challenges)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거대한 문제들로 인구 증가, 대규모 난민 유출, 분쟁, 테러 이슈 등을 들었다.
베센바커 회장은 “기업이 에너지, 자원 소비, 근로자 권리, 부패 방지 등과 관련해 책임있는 행동을 취할 것을 요구받듯 칼스버그는 재단 지원을 받는 연구자들이 연구에서 이러한 효용가치를 인식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SSR을 통해 재단은 연구에 대한 회의론에 맞서고 연구자들은 정치적인 목표 달성에 연구가 더 큰 기여를 하기를 바라며 단기적인 문제 해결책을 제시해 줄 것을 요구하는 사회나 정치인들의 압력을 완화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칼스버그 재단이 훌륭한 기초 연구를 지원한다고 해도 그것이 반드시 직접적인 사회적 가치와 진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SSR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연구원들은 사회 발전에 대한 공동의 책임을 공유하게 되고, 그들의 연구가 어떻게 세계적인 거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지를 고려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재단의 의사 결정 구조와 관련해서 그는 세계 어느 재단과도 차별화된 독특한(unique) 구조여서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의 다른 어떤 재단도 우리와 같은 종류의 지배 구조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설립자인 J.C. 야콥센은 그의 아들(Carl)에게 양조장을 넘기지 않기로 결정했고 대신 덴마크왕립학술원(Royal Danish Academy of Sciences and Letters)이 재단을 감독하고 이사회 구성원을 선정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아카데미는 이것을 “선물(gift)”로 받아들였고 재단 헌장에 협정으로 명문화됐다.
이로 인해 재단의 이사회는 항상 아카데미 회원들로 채워지고 있다.
현재 5명의 과학자들이 재단의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고, 이들은 칼스버그 그룹의 이사회 구성원(내부 선출 직원 5명과 함께)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베센바커 회장은 또 칼스버그의 기초 과학 투자가 덴마크 과학 발전에 일조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단의 기초과학 지원은 덴마크의 과학 경쟁력에 분명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며 “고고학과 천문학 같은 분야들의 경우 재단 지원을 받지 못했다면 덴마크는 아마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학자들은 재단 지원을 일종의 ‘승인’(seal of approval)과 같은 특별한 것으로 여긴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 지원과 관련해 그는 “자선사업이 목적인 재단은 덴마크에서는 재산세, 법인세 등 각종 세금을 면제받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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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지원=한국과학창의재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