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 국제수입박람회’에서 풀무원 소속 셰프들이 파스타 제품을 시연하는 모습. [제공=풀무원]

1인가구 2억명 돌파…간편식 시장도 급성장
풀무원, 생면파스타 인기 힘입어 매출 40%↑
CJ제일제당 비비고만두 400억원 돌파 전망

중국에서 1인가구가 빠르게 늘면서 간편식 시장도 쑥쑥 크고 있다. 간편식을 앞세워 현지 매출 성장세를 달리는 국내 식품기업들은 향후 간편식 라인업을 더 확대해 싱글족 수요를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1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중국에서 1인가구는 올해 2억명을 돌파했으며, 2020년께는 현지 인구의 30%를 차지할 전망이다.

aT가 인용한 중국 결혼 정보 사이트 쩐아이왕의 보고서에 따르면 월세를 제외하고 중국 싱글족의 40.67%가 ‘먹는 것’에 생활비를 가장 많이 지출했다. 베이징 싱글족의 경우 매월 3000위안(약 48만9000원) 가량을 먹거리에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식품시장에서 싱글족이 ‘큰손’으로 부상하면서 간편식에 주력 중인 국내기업 매출은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08년 중국 상하이에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중국에 진출한 풀무원은 그동안 돼지 구제역 여파와 우동ㆍ냉면 판매 부진 등으로 현지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2015년부터 생면 파스타에 주력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중국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간편식 파스타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점을 공략한 것이다.

현지 파스타시장은 건면 제품이 대부분으로 간편식 형태의 생면 파스타는 풀무원 제품이 유일하다. 게다가 용기면 제품은 전자레인지에 2분 가량만 데우면 바로 먹을 수 있어 편의성 덕에 인기가 높다고 관계자는 귀띔했다. 올해 신선식품 유통 플랫폼 ‘알리바바 허마(HEMA)’에 입점한 것도 주효했다.

생면 파스타 인기에 힘입어 중국 매출은 30~40%씩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210억원 수준으로 올해는 27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풀무원 관계자는 “2016~2017년 들어 젊은층이 간편식 파스타를 찾기 시작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 사드 여파로 판매가 미진했던 제품을 상회하는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는 중국시장 잠재력을 확인한 해로 내년 전망은 더 밝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1인가구 증가세와 함께 비교적 오래 보관하기 용이한 냉동제품 시장도 확대되는 추세다.

이 가운데 CJ제일제당의 대표 상품 ‘비비고 만두’도 중국에서 빠르게 소비가 늘고 있다. 2016년 매출 230억원, 지난해 350억원에 이어 올해는 4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2020년은 1700억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CJ중국법인에 따르면 현지에선 대도시 중심으로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하려는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은 중국이 온라인 판매채널이 발달한 점을 고려해 티몰, 징동닷컴 등 온라인 중심으로 ‘비비고 햇반컵반’ 등을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에서 유통 중인 간편식 비빔밥ㆍ지짐이 키트도 내년초 중국에 수출될 예정이다. 상품밥 시장도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햇반 수출 확대도 검토 중이다.

대상은 컵 떡볶이와 냉면, 부대찌개, 스파게티, 짜장면 등 간편식 제품을 중국에서 선보이고 있다. 매출은 20~25%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1인가구 중심의 젊은 소비층이 서구문화에 익숙해지고 위생에도 관심이 높아지면서 간편식을 많이 찾는 것으로 회사 측은 분석했다. 현지에서 편의점이 빠르게 늘고 있고 전자레인지 보급률이 높아진 것도 간편식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상 관계자는 “현지에선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고향을 떠나 생활하는 이들이 많다 보니 1인가구 관련 시장도 성장세일수 밖에 없다”며 “젊은층이 즐기는 서구식을 중심으로 상온보다 냉장ㆍ냉동 위주로 간편식 라인을 확대해갈 계획”이라고 했다.

오뚜기는 즉석국과 컵밥, 죽 등의 간편식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 그 규모는 연 10억원 수준에 불과하나, 현지 간편식 시장 잠재력은 주시하고 있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