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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車산업 대위기” 업계 호소 나온 날…노조는 ‘총파업’ 으름장
지난 13일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현대차 노조, 기아차 노조, 한국GM 노조 지부장(노조위원장) 등이 청와대 앞에 모여 오는 21일 예고된 ‘ 사회적 총파업’ 승리를 위한 결의 선언을 하고 있다. [출처=금속노조]

- 14일 자동차업계 한 데 모여 정부에 대책 마련 ‘호소’
- 같은날 기아차 노조 “총파업으로 광주형 일자리 분쇄”
- 업계ㆍ전문가 “노사가 합십해도 모자란 대 위기상황”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다면초가’ 위기에 놓인 국내 자동차업계가 현 상황을 ‘심각한 위기’로 규정하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는 가운데서도 노동조합은 강경일변도로 치닫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안팎 어디에도 호재 하나 찾기 힘든 경영환경 속에서 한국 자동차산업 경쟁력 회복의 ‘골든 타임’이 지나가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5사와 부품업체 등 자동차업계는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모여 현 상황을 ‘심각한 위기’로 규정하며 내수 활성화 대책 및 노사관계 선진화 등을 정부에 요청했다.

‘자동차산업 실적 악화→경영위기 심화→산업생태계 붕괴→고용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절박한 목소리였다.

같은 날 민주노총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기아차 노조)는 “기아차 3만 조합원의 고용을 위협하는 광주형 일자리를 총파업 투쟁으로 분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기아차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는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지역감정 유발 시도”라고 규정한 뒤 “현대차그룹 경영권 승계, 한전부지 신사옥 건설 인허가 등을 조건으로 한 ‘정경유착’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업들이 ‘살얼음판 위기’라며 호소한 날 노조에서는 ‘총파업 투쟁’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전날인 13일에는 현대차 노조, 기아차 노조, 한국GM 노조 지부장(노조위원장)들이 청와대 앞에 모여 오는 21일 예고된 ‘사회적 총파업’ 승리를 위한 결의 선언을 발표하기도 했다.

군산 공장 폐쇄라는 극약 처방으로 경영 정상화를 추진중인 한국GM은 ‘연구개발 법인 분리’ 문제로 노사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연일 정치권과 지자체를 찾아다니는 등 회사의 연구개발 법인 분리 저지를 위한 ‘투쟁 모드’에 돌입했다.

완성차 5사 중 유일하게 임금협상 타결을 못한 르노삼성은 최근 열린 노조 선거에서 강경파 집행부가 출범해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신임 박종규 노조위원장은 지난 2011년 르노삼성의 금속노조 가입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국내 자동차산업 전체가 흔들리는 대 위기 상황에서 노사가 합심해도 모자랄 판에 엇박자가 계속되는 현 상황에 깊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미래차 경쟁 현장에서는 지금이 한국 자동차산업의 절체절명의 위기라는 경고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며 “자동차산업은 물론 한국 경제라는 큰 숲을 살리기 위해 일부 주체들의 희생과 공감이 필요한데, 노조는 자신들의 기득권만 지키려한다”고 비판했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금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그야말로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라며 “광주형 일자리는 중요한 실험이자 첫 발걸음으로 시사점이 크다. 노사정이 문제를 풀어야겠다는 절실함을 갖고 누군가 중간에서 소통 역할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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