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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 정치 시대] 與野, 유튜브 전쟁…승자는?

- 효능감 잃은 보수지지층, 유튜버 구독자로 결집
- 자신감 많은 진보층, 유튜브까지 갈 절박감 없어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유튜브는 여당의 무덤이다. 반면 야당에게는 성공의 마당이다. 정치적 성공이 만든 유튜브의 역설이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환경에서의 일반적인 성공론으로 설명했다. 한국당의 잠재적 구독자인 보수지지층이 유튜브로 몰려갈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24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국범근 쥐픽쳐스 대표는 “결국 어떤 채널이든 독자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게 언제나 성공의 핵심이다”며 “내 독자가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지를 원칙으로 삼고 제작을 해야한다. 그러면 나오는 질문이 그 독자가 누구냐는 것”이라고 했다.

보수 지지층들은 자신들의 목소리가 국정에 담기지 않는다는 패배감에 젖었다. 정치평론가인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민주당 이야기는 유튜브를 통해 말하지 않아도 대부분 언론이 받는다”며 “반면, 한국당은 취재할 것도 부족하고, 결국 문 대통령 비판 뿐이니 보도가 되질 않는다”고 했다. 그 사이를 보수 정치권이 유튜브라는 통로를 통해 파고들었다.

자유한국당이 개설한 ‘오른소리’에 들어가자 마자 나오는 영상의 제목은 ‘[문재앙119]2화 - 눈치 냉면’이다. 문 대통령을 ‘문재앙’이라고 규정했다. 그 아래 영상들도 문재인 대통령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얼굴들로 채워졌다. 스크롤를 두번이나 내리고 세번째가 돼서야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의 코너가 보인다.

오른소리는 구독자가 2만9000명에 달한다. ‘반문(반문재인)’을 확고하게 선언한 이언주 바른미래 의원의 ‘이언주TV’도 구독자가 3만명을 넘었다. ‘이언주TV’의 첫 영상은 8월 23일에 올라왔다. 매달 1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끌어모았다.

국 대표는 “결국 효능감이다. 보수 유권자들은 정권을 빼앗기면서 효능감도 함께 빼앗겼다”고 했다. 효능감은 ‘해낼 수 있다’는 감정이다. 그 효능감을 채워준다는 점에 있어 한국당은 환경적으로 유리하다. 보수 지지층이 패배감에 젖어있기 때문이다. 그는 “(유튜브 시장에 한해서는) 효과적인 전략이고, 거의 유일한 전략”이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은 자신감에 차있다. 지지율은 여전히 높고, 주류 언론에서도 평화 등 진보적 이념이 주요 담론으로 다뤄진다. 유튜브 시장으로 한정하면 효능감이 이미 충족된 상태다. 유튜브까지 찾아와 시원한 발언을 들을 이유가 없다. ‘타깃’ 자체가 불분명한 셈이다.

때문에 민주당은 말랑말랑한 소재로 우회했다. ‘수능꿀팁’, ‘국회의원은 아침에 뭘할까’ 등이다.

그러나 성공은 불확실하다. ‘뭘 할까’식의 재미위주 콘텐츠는 유튜브에 일반 유튜버들이 더 재미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국 대표는 “절반이라고 본다”고 했다. 박 교수는 “유튜브 자체가 자극적이고 막말적인 콘텐츠가 대다수다”며 “힘들 수 있다”고 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도 “소소하게 이야기를 풀어갈 수밖에 없고, 그게 맞지만 권력을 가진 사람이 감성을 파는 것이 감동을 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때문에 역설적이게도 진보진영의 유튜브는 민주당이 위기일 때 반등의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 국 대표는 “민주당 지지층의 절박함이 떨어진다”며 “시간이 지나고 집권여당의 인기가 떨어지면 수요가 나타날 것이다. 위기감이 절박감을 만들고, 구독자의 결집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민주당이 야당 시절에 만들어진 공식 페이스북 계정의 구독자 수는 약 11만8700명, 트위터 팔로워 수는 약 25만8600명 정도에 이른다. 광우병 파동,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라는 이슈 몰이가 만든 힘이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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