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아파트 내장재에서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이 기준치를 최대 5배 넘게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전주와 수원, 인천에 이어 부산의 한 대단지 아파트 일부 세대에서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이 허용 기준치보다 5배가 넘게 측정된 조사 결과가 나와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14일 해당 아파트 입주민과 더불어민주당 북·강서 지역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부산 강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8세대를 무작위로 골라 라돈을 측정한 결과 3곳에서 기준치 이상이 측정됐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한 세대에서는 정부가 정한 안전 기준치(4pci) 보다 5배가 넘는 20.4pci가 측정됐고 또 다른 두 세대에서도 13.4pci와 5.3pci가 검출됐다.

해당 조사는 최근 전주의 한 아파트 화강석 선반에서 라돈이 검출됐다는 뉴스를 본 입주민 A 씨가 자신의 집에서 이와 비슷한 자재의 선반을 보고 측정기를 직접 구입해 테스트해본 결과를 아파트 커뮤니티에 공개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확산되자 진행됐다.

A 씨가 자신의 집 화장실 선반에서 측정한 값은 기준치(20㏃/㎥)의 5배에 달하는 1000Bq/㎥이고 새벽 시간에는 1600㏃/㎥까지 측정값이 올라가기도 했다. 1pci는 37㏃과 같은 양이다. 화강석 재질로 된 선반은 화장실 2곳과 신발장 등 총 3곳에 설치돼 있는데 모두 기준치를 훨씬 넘는 수치가 측정됐다.

이와 같은 측정 결과가 공개되자 입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입주민 인터넷 커뮤니티에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임시방편으로 랩이나 종이로 선반을 덮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문제의 해당 아파트가 임대아파트라 입주민들이 시공사의 허락 없이 임의로 선반을 철거할 수도 없다는 데 있다. 약 5000세대가 사는 이 아파트는 대부분 해당 화강석 재질의 선반으로 시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실태점검에 나선 시공사는 실내 공기질 측정 업체인 한국환경기술연구원에 의뢰해 이날 오전 10시부터 5가구를 선정해 48시간 동안 라돈 수치를 정밀 측정한다.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은 호흡기로 유입돼 폐암을 유발한다. 평균 농도가 100㏃/㎥ 증가하면 폐암 발병률이 약 16％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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