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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北 미사일기지 논란 직접 진화…美 뿌리 깊은 北 불신은 과제
[사진=게티이미지]

-정치적 공세 일축ㆍ대북 유화메시지
-미사일기지, 북미대화 새 난제 될 수도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미신고 미사일기지 파문 수습에 직접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논란이 된 북한 미사일기지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속임수를 쓰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민간위성업체 사진을 근거로 황해북도 황주군 삭간몰기지 등 북한의 미신고 미사일기지 20곳 중 13곳을 확인했다고 발표하고, 뉴욕타임스(NYT)가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핵ㆍ미사일 프로그램 제거 진전 주장과 모순된다고 비판한지 하루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짜뉴스’까지 운운하며 발 빠른 대응에 나선 것은 내부적으로 북한 미사일기지 논란이 반트럼프 진영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는 점과 외부적으로는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미대화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북한 미사일기지 논란은 미국 내에서 반트럼프 진영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CSIS 발표 내용을 부각시키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한 견제를 한층 강화할 태세다.

미 하원 외교위 소속인 호아킨 카스트로 민주당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위협을 없애고 있다는 확언을 이쯤에서 끝내야 한다”며 “북핵위협은 더 악화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긴장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워싱턴포스트(WP)와 NYT 등 미 주요 언론은 북한 미사일기지 논란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정상회담 가치에 의구심을 제시한다는 식으로 꼬집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기지를 고리로 한 자신의 대한 비판을 정치적 공세로 받아들이고 정면대응에 나선 셈이라 할 수 있다.

실제 CSIS가 발표한 삭간몰 기지의 경우 지난 2016년 7월 단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하는 등 비공개 미사일기지라고 보기 어렵다.

또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주로 운용하는 기지로 미 본토를 위협할 가능성이 적어 미국의 1차적 관심사도 아닐뿐더러 북한이 폐기하겠다고 언급한 바도 없다.

정무적 판단이 부족했다는 비판을 받기는 했지만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북한이 미사일기지를 폐기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고, 미사일기지 폐기가 의무조항인 어떤 협정도 맺은 적이 없다”면서 “이를 기만이라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언급한 까닭이다.

대북소식통은 “북미 간 협상이 이제 막 문턱을 넘은 상황에서 북한 입장에서는 핵ㆍ미사일 시험은 몰라도 개발을 계속 진행하는 게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며 “이번 논란은 오히려 속도감 있는 북미대화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조기수습에 나섬으로써 북한을 향해 변함없는 대화메시지를 다시 한번 발신했다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비정상적인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고 있다”면서 북미대화에 대한 회의론을 불식시키며 북한을 달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북한 미사일기지 논란이 불거진 이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북한 인사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초 김정은과 두 번째 정상회담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며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입장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아울러 북한 미사일기지 논란은 미국 내 뿌리 깊은 대북불신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번에 확인된 미 조야의 북한과 북미대화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북한으로부터 확실한 성과를 챙길 수밖에 없고, 북미협상은 그만큼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북미가 가뜩이나 비핵화와 제재완화 선후문제를 놓고 치열한 기싸움을 펼치고 고위급회담 연기 등 협상이 공회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사일기지 문제가 새로운 난제로 추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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