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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초의 몰락…오징어는 사라지고 콘크리트만 남았네

  • 기사입력 2018-11-14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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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속초시장(왼쪽)과 이경일 고성군수(오른쪽)
[헤럴드경제(속초ㆍ고성)=박정규 기자]2년전 속초시 K아파트를 분양받은 원주민 김모씨(54)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 내년 2월 준공인데 분양권은 마이너스다. 끝없는 추락에 한숨만 내쉰다. 계약금 ‘본전’만 뽑으면 분양권을 전매하려했으나 이미 1000만원이상 ‘마이너스 피’다. 부동산업소 10여곳에 내놓았으나 4개월이 넘도록 전화한통없다. 김씨는 ”세컨하우스 붐이 불고 전매가 보장된다고 해서 좀 돈을 벌려고했다”며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깊다”고 했다.

3년전 ‘흥행’했던 화려한 분양율은 이젠 사라졌다. 정부의 강도높은 부동산대책 ‘나비효과’는 속초ㆍ고성를 강타했다. 서울사람들의 ‘세컨하우스 속초’는 외면당하고있다. 저조한 분양율이 증거다. 하지만 저조한 분양률에도 속초ㆍ고성 일대에 고층아파트 신축붐은 여전하다.

시행사들도 저조한 분양을 예상하지만 분양을 시도한다. 수년전 고액을 주고 원주민을 상대로 아파트 토지매수 ‘작업’를 해와 이젠 물러설 수도없다. 포기하면 은행빚에 ‘감옥간다’라는 말도 나돈다

속초 아파트 붐은 청호동 현대아이파크 분양이 ‘신호탄’이다. 아이파크 분양이 성공을 거두면서 시행사들이 속초에 우후죽순 몰려왔다.

아파트 건립으로 발생한 물부족 고통은 고스란히 속초 시민들이 몫이다. 평당 1000만원이라는 ‘꿈의 숫자’에 땅을 팔아 고향을 떠난 원주민도 상당수다. 아파트 분양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막차를 탄 원주민들은 발을 동동 구른다. 수년전부터 오징어는 잡히지않고 콘크리트 아파트촌이 들어섰다. 관광객이 외면한 설악C지구 대규모 숙박촌은 ‘흉가’로 전락해 눈물샘조차 말랐다. 인구 8만 소도시 속초에 교통체증은기본이다.

최북단 고성군도 마찬가지다. 아파트 인허가 부서를 담담하는 고성군 공무원은 “지난해만 10건의 공동주택 허가가 몰려왔다” 고 했다. 분양율이 저조하자 분양사들은 거리로 나섰다.

[자료사진=고성군 일대에 매일 설치되는 불법 분양 현수막]
‘바다를 소유한 파노라마 뷰’, ‘내가 쓸 땐 세컨하우스, 비워 둘 땐 숙박운영’ 등 관광객을 현혹하는 불법 현수막은 속초 거리와 관광지를 가득 채웠다. 관광지마다 아파트 분양 홍보전 열기가 가득하다. 관광객들은 길을 막고 물티슈를 건네주는 분양사 직원들에게 불만이 높다.

속초 어디서도 볼수있었던 울산바위는 고층 아파트 공사장 뒷편으로 사라졌다. 해변뷰는 콘크리트 고층 건물 전유물이다. 평생 설악산 경치와 바다를 보고 살았던 원주민들은 한숨을 내쉰다.

시민들은 역대 시장(市長)들을 원망한다. 한 시민은 “누가 속초를 난개발로 만들었는지 이젠 책임을 물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고성도 해변가에 고층건물들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바다 조망 공간은 점점 좁아졌다. 주민들은 고층 건물 사이로 좁게 보이는 바다 조망에 신음한다. 고성군 공무원은 “속초발 아파트 신축붐이 이곳에 불고 있지만 미분양율은 80% 수준”이라고 했다. 시행사에겐 ‘죽음의 숫자’다.

속초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1000만원이 넘는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돈을 벌어볼 목적’으로 분양받았다가 ‘막차’를 탔다고 하소연한다. 아파트 잔금을 낼 시기는 다가와 옥죄고있지만 자금 마련 방법이 없다. 아파트 전매 만이 희망이지만 분양권 전매 물량은 부동산마다 가득 쌓여있다.

속초 아파트 분양가는 2005년만 해도 400~500만원에 불과했다. 불과 10여년 만에 2배 정도 치솟았다. 속초에 500세대 이상 대규모 아파트 분양은 2005년부터 시작됐다가 주춤했다. 다시 2015년부터 시작된 아파트 분양 광풍을 주기를 볼때 속초 아파트 분양 광풍 주기는 10년인 셈이다. 고속도로 개통 등의 영향으로 시작된 아파트 건설 붐은 서울 사람들 대상으로 한 휴양 콘도 개념이지만 실거주는 드물다. 양양∼서울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당일치기가 가능해 굳히 세컨하우스를 확보할 필요성은 전보다 줄어들었다.

주민 최모씨는 “동명동 성당 앞까지 고층 건물이 들어설 기세”라며 “김철수 속초시장만큼은 난개발을 선제차단하지않으면 용인시처럼 평생 난개발 오명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백군기 용인시장은 취임일성으로 ‘난개발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난개발 용인’이란 오명을 씻어내기위해서다. 하지만 쉽지않다. 백 시장은 ‘난개발은 적폐’라면서 인허가를 내준 시의 책임이 큰만큼 수지구와 기흥구 개발행위를 전면 중단시켰다.

속초 시민들은 지난 1월 속초시난개발방지시민대책위원회를 꾸려 ‘도시계획 조례 개정 운동’을 펼쳤다. 시민 발의로 조례를 개정해 고층 건물 자체를 막겠다는 의도다. 개정 조례안은 ‘제2종 일반주거지역은 15층 이하, 시가지경관지구는 7층 또는 28m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열흘 만에 시민 2400여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하지만 속초시의회는 조례 심의를 차일피일 미루다 지방선거가 끝난 뒤 회의를 열어 재적 의원 7명 가운데 4명만 참석한 가운데 시민 발의 조례를 부결 처리했다.

민선7기가 들어서면서 전국 226개 지자체장 상당수가 ‘시민이 시장’ ‘시민이 주인’이라는 시정구호를 내걸고 시민 중심 시정을 펼치고있다. “법에 맞으면 허가를 내줄수 밖에 없다”는 ‘보통시장’과 ‘그냥 시장’을 원하는 시민들은 이젠 없다. 김철수 속초시장과 이선규 건축디자인과장 등 관련공무원이  난개발 해법 '신의 한수'를 제시할지가 관전포인트다. 난개발로 복수난수(覆水難收:엎질러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의 후회를 하고있는 용인시 사례를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속초시 주인은 시장도, 공무원도 아니다. 시민이 시장”이라는 80대 떡집 할머니의 놀라운 ‘명언(?)’을 잊을 수가 없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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