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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유가 기댄 정유주 전성시대 끝?
- 글로벌 증산으로 지난달 이후 유가 하락세
- 내년 공급 과잉 이어질 전망
- 매출 다변화 SK이노베이션ㆍGS가 유리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고유가 시대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변동성 장세에서도 선전하던 정유주가 변곡점을 맞았다. 각국의 정제 설비 증설과 글로벌 경기 둔화로 국제 유가와 정제 마진이 함께 하락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순수 정유주 보다 매출처가 다양한 종목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월 이후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던 국제 유가는 지난달 초를 기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북해산 브렌트유와 두바이유는 배럴당 84~86달러에서 70달러 수준으로 하락했고, 배럴당 76.41달러까지 치솟았던 서부 텍사스유(WTI) 역시 6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고점 대비 20% 이상 유가가 하락하면서 본격적인 약세장으로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유가 상승을 부추겼던 미국의 이란 원유제재 안이 시행에 들어가면서 오히려 유가 하락폭은 커졌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우려한 이란 원유 제재가 공급부족을 불러오지 않았고 오히려 미국과 러시아, 석유수출국기구(OPEC)이 증산 속도를 높이면서 유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OPEC은 하루 평균 3331만배럴을 생산하며 2016년 이후 최대 산유량을 달성했고 러시아 산유량도 하루 평균 1141만배럴로 소련 붕괴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역시 1주일 새 40만 배럴 늘어난 하루 평균 1160만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약세로 돌아서자 6월 이후 코스피 수익률 대비 10% 이상 높은 수익률을 보인 정유업종 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S-OIL은 고점이었던 지난달 2일 13만9000원 대비 17%가량 하락했고 SK이노베이션과 GS 역시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세를 보였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유가 급변동은 정유 업종의 실적에 직격탄”이라며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원유 수급의 불균형이 이어지면서 내년에도 유가는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세계 원유 수요 증가폭은 하루 당 140만배럴로 올해보다 소폭 감소하겠지만 중국의 대규모 증설로 일일 정제 설비 규모는 246만배럴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이같은 증설량은 지난해 106만배럴 대비 2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공급 증가 속도가 수요를 뛰어넘으면서 정제 마진도 배럴당 6.3달러 수준으로 올해 평균 대비 0.2달러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정유주를 둘러싼 수급 환경이 악화된 만큼 매출 다변화로 체력을 키운 종목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백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전기차 2차전지 사업과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외형성장이 기대되고 GS는 유가 하락에 따라 발전자회사의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반면, S-OIL에 대해서는 “잔사유 고도화설비(RUC)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ODC)의 상업 가동으로 인한 영업이익 증가는 이미 반영된 만큼 호재로 작용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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