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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산’앞에선 작아만지는 민주당
일자리·남북경협 등 “정부안 사수”
野는 강성 전면에 배치 삭감 공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의 여야 공방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자리와 남북경제협력 분야에 대한 야당의 삭감 공세에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안을 사수하기 위해 대응하는 형국이다.

야당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민주당이 예결위원을 새로 투입하고 있지만 앞서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각각의 이슈를 들고 나오면서 주도권을 다투던 양상과는 차이를 보인다. 민주당으로서는 정부의 예산안을 원안대로 통과시키기 위해 국회 차원의 지원을 해야 하는 집권여당의 역할에 충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자리 예산과 남북 경협 예산에 대한 대대적 삭감을 요구하고 있는 보수 야당은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당내 강성 의원들을 예결위에 전진 배치했다.

야당 의원들은 예결위에 출석한 국무위원들에 대한 공격적인 질의에 나서면서 여당 의원들은 야당 의원들의 주장에 대한 반박과 정부 옹호에 치중하고 있다.

지난 7일 경제부처 부별 심사를 위한 전체회의에서는 여야가 회의 시작 직후 의사진행발언만 40분 넘게 이어가며 격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낙연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의 답변 태도를 지적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이 동료 의원 질의를 문제 삼는다’고 항의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품격을 지켜야 한다. 국무위원들에게 인신공격성 발언을 삼가달라’고 맞섰지만 전면전으로 치닫지는 않았다.

야당의 공세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민주당은 예결위원에 박영선, 박홍근, 박완주, 조응천 의원 등을 새로 투입했다. 국회 관계자는 “1년 국회 일정 중 가장 중요한 예산 시즌에는 여야 모두 예결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전략적으로 강성 의원들을 투입한다”며 “회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각 당의 전략 차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야당의 막말 공세에 맞받아칠 수 있는 소위 ‘전투력 좋은’ 의원들을 배치하면서 결전을 다지고 있지만 국무위원을 상대로 한 야당의 공세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정부를 상대로 취조나 수사를 하는 곳이 아니라며 야당 의원들의 발언에 반박하는 모습도 보였다.

예산 심사가 막말과 정쟁으로 흐르는 상황에 대해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조정식 의원은 “생산적으로 비판하고 지적하되 더 절제된 표현이 필요하다”며 “당장 격에 맞는 말부터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여야 공수 양상은 앞선 국정감사 때와는 차이를 보인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각각 사립유치원 비리와 고용세습 의혹을 들고 나오면서 국감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공방을 벌였다면 정부 예산안 심사에 임하는 여야의 대응은 양상을 달리하고 있다.

정부 예산안 통과를 위해서 민주당이 야당을 향한 공세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일자리 확대와 남북경협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지원을 해야 하는 집권여당의 태생적 한계로도 풀이된다.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인 12월 2일까지 국회 의결이 필요한 여당이 수세를 전환하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야당의 공세가 누그러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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