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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두현의 클래식에 미치다] 쏟아지는 빛처럼…수없이 반복되는 ‘솔’브람스 교향곡 1번클래식 묘미 다 있다

  • 기사입력 2018-11-09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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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사람들이 이렇게 물어보면 선뜻 대답하질 못한다. 좋아하는데 따로 이유가 있을까? 좋으니까 좋은 거지. 하지만 좀 더 멋진 대답을 해준다면 사람들도 내가 좋아하는 클래식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클래식은 그 수도 너무나 많고, 스타일도 다양하고, 깊이도 제각각이다. 그래도 다른 장르의 음악과는 다른 뭔가를 떠올린다면, 내가 지휘자이다 보니 결국 교향곡에서 그 이유를 찾게 된다. 그중에서도 브람스 교향곡 1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면서 대답을 해보겠다.

내가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 음악원에 입학하고 교수님께서 첫 번째로 내주셨던 과제곡이 브람스 교향곡 1번이었다. 악보를 읽어보았지만 그리 쉬운 곡이 아니었다. 학교 강당에서 잠시 쉬고 계시던 교수님에게 조심스레 다가가 말을 건넸다. “교수님, 브람스가 좀 어렵네요.” 첫 곡으로 이 곡을 주신 이유를 물어보고 싶었다. 그때 교수님은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대답하셨다. “쉬운 곡은 아니지. 그런데 넌 할 수 있어.” 그 말 한마디에 어떻게든 제대로 된 지휘를 보여 드리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50분에 달하는 이 음악이 가진 의미를 캐내어야 했다.

곡은 착상부터 완성까지 21년의 시간이 걸린 대작이다. 브람스는 베토벤의 뒤를 이을 작곡가라는 사람들의 평가에 압박감을 느끼었고, 쓰다 중단하기를 여러 번 반복하였다. 베토벤의 교향곡들은 다른 어떤 작곡가보다 기승전결이 확실하다. 늘 마지막 악장인 4악장에서는 승리의 함성을 포효하며 끝낸다. 브람스 역시 1번 교향곡에서 베토벤과 같은 업적을 달성하고 있다. 그렇다고 베토벤을 따라하는 수준이 아닌 브람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색깔과 어법으로 베토벤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당신에게 시간이 허락된다면 브람스 교향곡 1번 4악장을 들어보길 권한다. 음악이 주는 거대한 힘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나는 중학교 이후로 긴 세월동안 이 음악을 들어왔지만, 매번 전율이 느껴진다. 4악장의 마지막 2분에서 2분 30초 정도 되는 코다에 해당하는 구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준다. 고통과 고뇌에서 희망으로 오는 50분에 가까운 연주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구간이기도 하다.

마지막 승리에 달하기 직전, 바이올린은 지속적으로 낮은 음부터 높은 음으로 솟구친다. 그 높은 음은 ‘솔’이다. 퍼스트 바이올린은 솔을 연주하고 나면 낮은 음으로 되돌아와 다시 솔을 향해 올라간다. 그것은 여러 번 반복되는데 뒤로 갈수록 올라가는 속도도 빨라진다. ‘솔’이 그들의 목적지인 마냥. 솔은 수없이 반복되며 질주를 하게 되고, 곧 빠른 템포의 승리의 장면이 등장한다.

‘솔’의 의미는 뭘까? 솔은 빛과 같다. 안개와 구름을 뚫고 땅 위로 떨어지는 빛. 빛은 드문드문 떨어지다가 나중에는 쉴 새 없이 쏟아진다. 꼭 어둠이 수많은 빛으로 밝아지는 느낌이다. 브람스는 작은 빛이 모여 세상을 환하게 만드는 광명이 되는 모습을 음악으로 표현했다. 관객들은 음악만으로 거대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난 이 부분을 들을 때마다 전율이 느껴진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음악으로부터 느끼는 감동도 새롭다. 같은 음악으로 매번 새로운 감동과 전율을 느끼는 것, 이것이 클래식의 묘미인가 보다. 이것이 내가 클래식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브람스가 클라라에게 보냈다는 알펜호른의 선율이 있다. 브람스는 선율에 직접 가사를 붙였다. “산은 높고, 골짜기는 깊고, 나는 당신에게 천 번의 축하인사를 보냅니다.” 초연되고 140여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작곡가에게서 감동과 전율, 깨달음이라는 축하인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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