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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래미안 리더스원 몰린 현금부자들, 다음행보는?
232가구 모집, 청약통장 1만개
강남권 위한 유동성 풍부 입증
투자처 별로 없어 기회 엿볼듯


청약제도 개편 전 마지막 서울 강남권 분양단지인 서초구 ‘래미안 리더스원’이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앞으로 부동산 시장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232가구를 일반분양한 래미안 리더스원에 9671개 청약통장이 몰려 평균 41.6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분양한 디에이치자이개포 이후 반년 만에 등장한 강남권 단지인데다 주변 아파트보다 저렴한 분양가가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중도금 집단대출이 전혀 되지 않고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분양권 전매도 되지 않아 자금조달 부담이 크다. 당장 초기계약금 5000만원에 계약후 30일 이내 최소 2억원에서 최대 7억원에 달하는 2차 계약금을 내야 한다. 이어 3개월마다 6차례에 걸쳐 수억 원의 중도금을 내야 한다. 시세차익을 좌우할 양도세 비과세를 받으려면 2년 간 실거주를 해야하기 때문에 순수 투자목적으로의 매력도 떨어진다.

그럼에도 이처럼 청약경쟁률이 높은 건 강남 새 아파트에 대한 대기 수요, 즉 강남권 아파트를 위해 준비된 시중의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최소 10억원 이상의 현금을 조달할 수 있는 현금부자가 많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에따라 앞으로 관심은 9ㆍ13부동산 대책으로 유주택자의 청약 문턱이 높아진 뒤 이들 유동성이 어디로 향할지에 집중된다.

이번 래미안 리더스원 청약에서 전용85㎡초과 면적에 몰린 청약통장만 4000여개에 육박한다. 절반을 추첨으로 뽑기 때문에 다주택자들이 적극 나섰을 가능성이 크다. 이 가운데 정확한 다주택자 비율이 알 순 없지만 이달 말 무주택자 위주의 청약제도가 시행되면 이들은 분양시장에 남아 있을 이유가 거의 없다.

그렇다고 주식이나 채권 등 전통자산으로 옮겨가기엔 세계경제 불확실성 증가 탓에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이들 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그대로 머무르며 기존 주택시장에서 투자기회를 엿본다면 언제든 아파트 가격 상승을 다시 촉발시킬 수도 있다.

물론 대내외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아파트 가격만 ‘나홀로 상승’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도 나온다. 지난 3~4년간 유동성이 커지면서 나타난 호황이 계속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조주현 건국대 교수는 “유동성이 생산이나 설비, 투자로 가거나 금융시장으로 흘러가 선순환을 일으켜야 하는데 출구가 없다” 며 “실물자산 선호 현상이 이번 청약결과로 표출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정부의 부동산 진정 의지가 강한데다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부담 위험도 적지 않아 (시중 자금이 부동산 직접투자로) 섣불리 움직이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우영 기자/kw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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