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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은 10월’에 웃은 공매도 투자자, 아직도 하락에 베팅

-공매도 거래량 상위 20개 종목, 1곳 제외하고 모두 내리막
-20개 종목 공매도 평균가, 현재가 대비 평균 9.2% 높아
-10월 급락에도…아모레Gㆍ기아차 등 공매도 잔고 증가세 여전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공매도 투자자들이 코스피ㆍ코스닥 지수가 동반 급락한 ‘검은 10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하락’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종목에 대해서는 ‘주가가 내릴 만큼 내렸다’고 판단해 상환에 나서기는커녕 공매도 규모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시장 전망치에 크게 못 미치는 어닝쇼크를 발표한 아모레G, 국제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하향조정을 당한 기아차 등은 지난 한 달 두자릿수 주가하락에도 여전히 공매도 세력의 표적이 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 한 달 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에서 누적 거래량 대비 공매도 거래량 비중이 컸던 종목 상위 20개 가운데 10월 이전보다 주가가 내린 종목은 19개에 달했다. 지난 달 5.6% 오른 에스원 한 종목 외에는 모두 내리막을 탄 것인데, 하락한 종목의 평균 낙폭은 21.0%에 달했다. 주가가 30% 이상 내린 종목도 한일홀딩스, 아모레G, 현대위아, LG하우시스, 호텔신라 등 5종목이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실제로 가격이 내려가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는 투자기법이다. 주가가 공매도 당시보다 하락하면 수익을 내지만, 예상과 달리 주가가 오르면 손실을 본다. 공매도 시점에 따라 손익은 달라질 수 있으나, 주가가 내린 19개 종목의 공매도 투자자들은 수익을 냈을 가능성이 큰 셈이다.

실제 지난 한 달 누적 공매도 거래대금을 공매도 거래량으로 나눠 산출한 공매도 평균가를 살펴보면, 공매도 거래량 비중 상위 20개 종목 중 공매도 평균가가 10월 말 종가보다 낮은 종목은 에스원, 금호타이어, LG생활건강우 등 세 종목뿐이다. 나머지 17개 종목의 경우, 공매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비싸게 판 주식을 싸게 사서 되갚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평균값으로 단순화할 경우, 공매도 투자자들은 20개 종목 공매도로 약 9.2% 수익을 낸 것으로 계산된다.

문제는 이들 종목의 주가가 내리막을 탔음에도 불구, 공매도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서 되갚으려는 이른바 ‘숏커버링’이 나타나기보다는 공매도 잔고가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공매도 거래량 비중 상위 20개 종목 중 10월 초 당시보다 공매도 잔고가 증가한 것은 18곳에 달했다. ‘검은 10월’ 이후에도 여전히 주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많다는 것을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급락세에도 여전히 공매도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은 아모레G가 대표적이다. 지난 달 29일 하루 만에 14.7% 하락한 아모레G의 공매도 잔고는 급락 이튿날 약 0.1%포인트 줄어들며 숏커버링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공매도 잔고는 감소세로 돌아선지 하루만에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고, 최근 집계일(이달 1일) 기준 지난해 11월 이후 약 1년만에 최대치까지 증가했다. 지난 달 29일 급락은 당일 장중 발표한 아모레G의 3분기 영업이익이 증권사 추정치 평균값(컨센서스)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어닝쇼크’ 때문이었다. 이후에도 ‘당분간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다(메리츠종금증권)’, ‘마케팅비용과 신규투자 증가로 영업이익률이 하락할 것(BNK투자증권)’ 등 증권업계 우려가 쏟아지면서 투자심리는 위축된 상황이다.

기아차 역시 10월 한 달 20%가까이 주가가 하락했음에도 공매도 잔고는 증가세다. 9월 말 기준 1%에 그쳤던 기아차의 공매도 잔고는 최근 집계일 기준 1.8%까지 치솟아 사상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기아차는 지난달 26일 3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신흥국 시장의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품질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률이 0.8%에 그쳤다. 리콜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점을 고려하면 미국 시장 내 판매 회복세를 증명한 3분기 실적이었다는 긍정적 분석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난달 31일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각각 하향 조정하면서 공매도 잔고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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