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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수기는 역시 물맛”…‘RO멤브레인 필터’ 다시 주목
가정용 정수기 필터의 여러가지 형태.
유해물질제거 우수·직수정수 가능해져 중공사막·정전필터와 격돌

[헤럴드경제=조문술 기자] 정수기의 핵심기능은 역시 물맛이다. 물맛의 핵심은 필터로, 오염물 제거 성능이 이를 좌우한다는 게 정설이다.

5일 정수기업계에 따르면, 미세먼지 문제와 함께 물속 유해물질 제거 성능이 뛰어난 ‘RO멤브레인(역삼투막) 필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가정용 정수기에서 사용하는 필터는 크게 RO멤브레인 필터·중공사막 필터·정전(정전기식 흡착) 필터 등 3가지. 정수기 시장은 과거부터 오염물 제거 성능이 뛰어난 RO멤브레인 필터가 주도해 왔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작은 크기가 선호되면서 중공사막필터, 정전필터를 적용한 직수 방식의 정수기가 급부상했다.

중공사막·정전 필터는 RO멤브레인 필터에 비해 정수 후 출수량이 많아 저수조에 저장하지 않고 바로 추출해 쓴다. 저수조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정수기 크기도 작아 큰 인기다.

한데 최근 RO멤브레인 기술의 진보로 중공사막·정전필터 방식과 같은 직수 정수가 가능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게다가 유해물질 처리능력, 물맛을 앞세워 역공을 펼치고 있다.

실제 RO멤브레인 필터를 탑재한 직수 정수기도 시판 중. 물을 거르는 필터면적을 늘리고, 물을 뽑아내는 압력을 높여 시간당 정수량을 높이는 기술이 개발된 덕분이다.

RO멤브레인 기술은 1959년 미 항공우주국(NASA)이 바닷물을 걸러 마시기 위해 개발했다. 이후 거듭 압축돼 가정용 정수기용 RO멤브레인 필터로 구현됐다.

역삼투막(Reverse Osmosis Membrane) 정수란 삼투현상을 반대로 적용한 기술. 치밀한 구조의 막을 이용해 원수(原水)에서 불순물은 걸러내고, 물은 투과시켜 깨끗한 물만 남긴다.

RO멤브레인 필터의 미세정밀 여과방식은 중공사막·정전필터와 비교해 단점이 존재했다. 필터가 워낙 촘촘하고 세밀하게 거르기 때문에 오염물질 제거 성능은 뛰어나지만 정수용량이 적어 저수조에 물을 받아 사용해야 했다.

그런데 최근 유해중금속 ‘크롬’이 문제가 됐다. 일부 정수기의 크롬 제거율이 기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진 것. RO멤브레인 필터가 다시 주목받은 것이다.

크롬은 중공사막 필터나 정전 필터로는 거르는데 한계가 있다는 게 정설이다. RO멤브레인 필터는 미세정밀 여과 방식을 이용하므로 크롬 제거에 용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염물질 제거성능은 RO멤브레인>정전>중공사막 필터 순이다.

RO멤브레인은 크롬을 포함한 중금속, 대장균, 유기오염물질 등 다양한 성분을 제거해준다. 중공사막은 유기오염물질, 대장균은 제거해주지만 이온성 물질이나 크롬 등 중금속은 제거가 안된다. 정전필터 또한 이온성 물질이나 중금속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기는 어렵다.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가 샐시한 국내 정수기 물맛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정수기는 RO멤브레인 필터 제품 ‘CHP-480L’(코웨이)이었다.

박호범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정전필터나 중공사막 한외여과(UF) 필터로는 중금속이나 기타 이온성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크롬 등 중금속이나 이온성 물질뿐 아니라 아직 먹는물관리법상 규제 대상이 아닌 미규제물질 중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물질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RO멤브레인 필터”라고 주장했다.

정수기업계 관계자는 “RO멤브레인 필터가 정수량이 적다는 기존의 단점을 극복함에 따라 다시 힘을 얻고 있다. 향후 정전·중공사막 필터와의 경쟁이 궁금해진다”고 전했다.

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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