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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지상파의 10대에 대한 뒤늦은 구애의 배경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지상파가 10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KBS ‘댄싱하이’ SBS ‘방과 후 힙합’ MBC ‘언더나인틴’ 등은 최근 방송되거나 새로 기획된 10대를 대상으로 한 콘텐츠다.

지상파는 10대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스마트폰을 통해 유튜브나 VOD 등으로 방송 콘텐츠를 시청하는 10대들은 시청률 측정에 도움에 되지 않았다. 지상파는 40~80대 등 중장노년층을 공략해 줄어드는 시청률을 잡기 위해 안간 힘을 썼다.

이마저 무의미해지기 시작했다. 군웅할거 매체 시대에 기대하던 시청률도 나오지 않았고, 설령 시청률이 나온다 해도 화제성이 결여돼 의미가 반감됐다. 시청률 측정방식은 여전히 근대적이지만 화제성이 반영된 콘텐츠 영향력 지수(CPI, Contents Power Index)가 오히려 광고주에게는 매력적이다.

Mnet ‘쇼미더머니 트리플세븐’은 시청률이 줄곧 1%대에 불과함에도 CPI에서는 1~2위를 유지하고 있다. 프로그램이 방송되면 출연자의 이름이 대거 ‘실검’에 등장하며, 음원차트에서도 강세를 보인다.

SNS를 통해 화제를 만들어내고, 빠른 전파력을 보이는 10대를 향한 지상파의 뒤늦은 관심은 시청률 회복은 힘들지만, 화제성과 타깃 마케팅에서 의미를 찾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10대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매번 춤과 힙합뿐이냐는 지적도 있다. 댄스와 힙합은 10대들이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좋은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성장 스토리를 담기에도 좋다. 이는 이미 케이블 채널이 ‘댄싱9’ ‘쇼미더머니’ ‘언프리티 랩스타’ ‘고등래퍼’ 등을 통해 선보인 콘텐츠이기도 하다.

tvN에서는 2010년 ‘공부의 비법’을 방송했고, 2015년에는 10대 고교생들이 스튜디오에서 만나 진솔한 토크를 이어가는 ‘고교10대천왕’도 방송됐다.

어쩌면 지상파와 케이블은 이미 유튜브와 넷플릭스 같은 플랫폼 비지니스 사업자들의 활약으로 운명공동체가 됐다. 빅데이터와 추천시스템, 큐레이션(분류&배포)까지 제공하는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즐겨보는 10대들은 9시 뉴스, 10시 드라마, 11시 예능을 기다려보는 시청층이 아니다.

TV 기반 시청 습성에서 갈수록 인터넷과 IT가 결합한 콘텐츠 소비로 진화하고 있다. 유튜브에서 제작하는 드라마, 넷플릭스에서 제작하는 콘텐츠에는 많은 배우들이 출연하려고 한다. 이들은 이미 방송국이다.

tvN과 Mnet, JTBC는 그마나 사정이 나은 편이다. JTBC 는 ‘랜선라이프’와 ‘날 보러와요-사심방송 제작기’ 등을 통해 1인미디어 크리에이터, 유튜브 스타들을 끌어들이거나 연예인의 유튜브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MBC 등 지상파는 드라마 캐스팅 난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상파는 10대들에 대한 구애는 좋지만 좀 더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 타깃만 나누는 게(세그먼트) 아니라 주제와 소재도 분화해야 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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