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백일의 낭군님’이 히트한 비결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백일의 낭군님’은 1회 시청률이 5%에 불과했으나 중반 이후 두자리수 시청률을 달성했고, 30일 방송된 최종회 시청률은 무려 14.4%를 기록했다. 요즘 방송되는 지상파와 케이블 드라마를 통틀어 두자리수 시청률은 유일하다.

‘백일의 낭군님’은 스토리의 장치들이 익숙하지만 노지설 작가가 풀어내는 디테일이 예사롭지 않았다. 거기에 도경수와 남지현 등 젊은 남녀 주연배우의 시원한 연기가 한몫했다. 도경수는 무겁고 진지한 이야기를 “지금 나만 불편한가” 등의 대사로 경쾌하게 풀어냈다. 남지현은 안정된 연기로 시청자를 몰입하게 했다. 최종회에서는 도경수와 남지현이 숱한 위기를 넘기고 다시 기적 같은 사랑을 시작했다.

왕세자 이율과 기억소실 원득이라는 두 명의 캐릭터를 다채롭게 그려낸 도경수는 안방극장에 새로운 로맨스 남주로 떠올랐다. 도경수와 함께 달달하고 애틋한 로맨스를 펼쳤던 남지현 역시 당차고 사랑스러운 윤이서와 연홍심으로 완벽 변신해 배우로서 또 한 번의 성장을 이뤄냈다. 또한 도경수와 남지현의 혼인 로맨스를 가득 메운 탄탄한 서사와 솔직한 사랑 표현은 시청자들이 지난 8주 동안 매 순간 설렐 수 있었던 이유다.

이번 작품에서 도경수는 수려한 외모에 문무까지 겸비한 왕세자 ‘이율’과 살수의 공격을 받고 기억을 잃으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무쓸모남’(일명 아쓸남)으로 전락한 ‘원득’을 맡아 허당미도 보이는 등 극과 극의 상반된 매력을 선보여 팬층을 넓혔다. 홍심을 향해 “네 낭군님으로 살았던 백일 간은 내게 모든 순간이 기적이었다”라는 로맨틱한 일기 고백과 혼인을 약속하는 입맞춤으로 직진 로맨스를 완성해 ‘심쿵’을 유발했다.

남지현은 첫 사극 로맨스에 도전했음에도 저력을 보여주었다. 익숙함 속에 새로움을 녹여내는 똑똑한 캐릭터 해석력을 입증했다. 감칠 맛 나는 그의 사투리 대사는 매우 자연스러웠다. 남지현은 윤이서와 연홍심 두 인물을 사랑스러움과 애절함을 오가며 각기 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그래서 극 초반에는 신분을 숨기고 살며 비밀을 품은 서사를 그린 장르물로, 중반에는 원득(도경수)과의 알콩달콩한 로맨스를, 말미에는 가슴 찡한 멜로까지 한 작품 내에서도 변화무쌍한 모습을 담아낼 수 있었다. 


두 주연 외에도 좋은 배우들과 베테랑 스태프들의 만남은 ‘백일의 낭군님’이라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특히 조성하는 시종 차분하고 여유있는 악역의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밉지만 주목하게 만들었다.

조성하는 극 초반부터 조선 실세 1위의 냉혈한 악인 김차언에 완벽 몰입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회가 거듭될수록 자신의 이익과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악행을 저지르는 등 드라마 후반부 까지 흡입력 있는 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조성하는 반정에 성공하여 왕을 교체하는 좌상이지만 왕보다 더한 권세를 누리며 국정을 농단했다. 용상에 앉은 왕을 좌지우지 하는 모습과 세자에게 날을 세우는 그의 연기는 내내 극에 긴장감을 부여했다.

뿐만 아니라 왕 역할을 맡은 조한철과 김선호, 한소희, 김재영, 감초 연기로 호평을 받은 안석환, 정해균, 이준혁, 김기두, 이민지 등 많은 배우들의 열연이 극을 밀도 있게 이끌어나갔다. 


시청자들의 예측을 뒤집는 쫀쫀한 전개를 펼친 노지설 작가와 섬세한 연출력으로 감정선 하나 놓치지 않은 이종재 감독의 호흡은 회가 거듭할수록 더욱 빛을 발했다. 여기에 촬영, 의상, 음악, 편집, 조명, DI(디지털 색보정), 미술 등 스태프들의 열정이 완벽한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백일의 낭군님’은 왕세자와 최고령 원녀의 혼인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살벌한 권력 다툼이 벌어지는 궐내 정치를 적절하게 조화시키며 tvN 청춘 로맨스 사극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익숙한 이야기도 어떻게 포장하고 디테일을 살려 전개해나가느냐에 따라 또 다른 콘텐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드라마였다.

/w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