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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무한 장기투자!”…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보다 싼 주식들 ‘속출’

- 40% 가량 2009년보다 저가
- 소수 종목만 몸집 키워, 다른 종목들은 9년전보다도 주가 취약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증시가 대폭락하면서 2009년보다 싼 값에 거래되는 주식들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최근까지 이들 종목에 장기 투자한 사람들은 본전도 못 건진 셈이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은 직후인 2009년부터 최근까지 상장 유지 중인 유가증권시장 종목(606개) 중 38%인 234개 종목의 전날 종가(수정주가 기준)가 9년 전(2009년 10월 30일) 종가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 종목(696개) 중엔 40%인 272개 종목이 9년 전보다 싼 값에 거래를 마쳤다.

실질적으로 9년 전보다 종목 가격이 더 싸졌단 분석도 나온다. 9년 전 증시는 최근보다 20~24%가량 낮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2009년 10월30일 코스피는 1580.69로 마감했다. 같은 날 코스닥 지수는 486.46을 기록했다.

흥미로운 점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상당수는 9년 전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가증권시장의 삼성전자(2009년 수정주가 1만4460원), SK하이닉스(1만8050원), 셀트리온(1만4296원), LG화학(20만7500원) 등은 모두 최근 가격이 2009년 당시보다 높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포스코켐텍(2009년 4340원), 에이치엘비(5120원), 바이로메드(1만1076원), SK머티리얼즈(8만4000원), 셀트리온제약(1만204원) 등이 9년 전보다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업계에선 9년간 국내 증시 규모 확대와 더불어 ‘소수 종목에 대한 자금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고 진단한다. 실제로 현재 유가증권시장 상위 10개 종목이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9%인데, 이는 2009년 당시보다 5%포인트 가량 높아진 것이다. 유가증권시장 시총 상위 10개 종목 규모는 현재 519조원으로, 2009년 당시 10개 종목 규모(301조원)보다 무려 218조원가량 많다. 2009년 당시에는 삼성전자(시가총액 106조원), POSCO(43조원), 현대차(24조원), KB금융(23조원), 신한지주(22조원) 등의 규모가 컸다. 현재는 삼성전자(271조원), SK하이닉스(49조원), 삼성전자우(32조원), 셀트리온(28조원), 삼성바이오로직스(26조원) 순으로 시총 순위가 높다. 삼성전자가 165조원가량 시총이 뛰며 13%에서 20%수준으로 유가증권 시장 내 비중을 높이고, SK하이닉스는 몸집을 키운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최근처럼 시가총액이 높은 ‘소수의 반도체 종목들’에만 자금이 쏠려 지수가 버티는 현상이 심화될수록, 향후에도 다수의 종목이 수년 전보다 저가에 거래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내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호황으로 수급이 몰리고 이에 따라 국내 증시도 몸집을 키워온 9년”이라며 “현재 증시도 이들 종목이 떠받쳐주기 때문에 지수가 유지되는 것일 뿐, 다른 업종들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9년 전보다 양호해졌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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