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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 주가폭락에 정부총력 대응하라
‘폭락, 폭락, 폭락’

주가가 끝간 데 없이 폭락하고 있다. 바닥이라고 믿었던 지수까지 맥없이 뚫렸다. 이 때문에 공포지수로 통하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9개월 만에 다시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증권가는 난리북새통이다. “나 죽겠다”고 하소연하고, “주가 하락 어떻게 막을 테냐” 며 따지듯 다그치는 투자자들이 속출한다. 대세하락 장에 나타나곤 했던 깡통계좌도 등장했다. 본인의 투자원금에 더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했던 신용투자자들은 담보물인 주식 가치가 떨어지면서 반대매매를 당해 순식간에 알거지로 전락하고 있다.

경제가 불투명해서 벌어지는 현상이니, 주가하락은 사실 당연지사다. 지금 나라 안팎은 악재로 둘러 쌓였다. 자국이익에 우선한 미국의 보호 무역주의는 미-중 간 무역전쟁을 낳아, 수출로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한국 경제에 치명타를 안기고 있다. 미국의 긴축정책(기준금리인상)도 재정건전성이 취약한 유럽 및 신흥국의 신용위기를 키우고,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을 초래한다. 우리 증시에서 10월 들어서만 외국인 투자자금이 4조5000억원가량 빠져 나간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한국 경제의 내재적 위험 역시 이에 못지 않다. 반도체를 제외한 주력산업의 경쟁력은 날로 후퇴하고 있고, 기업들은 비용증가와 매출 부진으로 인해 이익감소 전망을 낳고 있다. 투자는 줄고 있고, 고용시장은 움츠러들었다. 계속되는 0%대 분기 경제성장률도 저성장 고착화 진단의 단초가 되고 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역사가 한국에서 재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조성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기초체력)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식의 안일한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경제는 심리’라고 해서 인가.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누그러뜨릴 의도인지는 혹 모르겠다. 그렇지만 과연 지금 한가하게 심리전이나 펼 때인가 싶다. 우리 경제의 미래를 가늠하는 지표인 코스피 지수가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는 이 순간, 투자자들이 한숨과 비명이 터져 나오는 이 순간에 말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6일 금리와 환율이 치솟는 등 금융시장이 수일째 격하게 반응하는 데도 현 상황을 ‘정상’이라고 했다가 다시 ‘관심’ 수준으로 변경해, 딴 세계 사람들임을 스스로 인정하고 말았다. 지금의 상황을 ‘주의’나 ‘경계’, ‘심각’ 등 위기상황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의연함’에 쓴웃음이 나올 뿐이다.

주가 폭락은 이제 금융당국 선에서 대응하고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우리경제에 대한 해외 투자기관의 시각이 부정적으로 바뀌면서 발생한 상황인 만큼 정부가 발벗고 나서 총력 대응해야 한다. 국가 투자설명회(IR)가 그 대안 중 하나다. 특히 지금 미국 월가에서 확산되고 있는 ‘가짜 새벽(false dawn)’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게 중요하다. 아울러 점점 더 안개속으로 빠져드는 남북관계에 대한 의문도 풀어줘야 한다. 미 외교가에선 남북정상의 평양선언 뒤 한미동맹의 균열을 경고하고 있다. ‘대북정책의 속도를 늦추라’라는 트럼프 정부 신호에 문재인 정부가 반하고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경제가 위기로 빠져드는 가운데 한미 동맹의 균열마저 생긴다면 상황은 더 악화될 게 불문가지다. 한미간 신뢰회복은 경제실리의 전제조건임을 정부는 잊지 말아야 한다. 

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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