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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신공] ‘아버지의 등을 밀며’를 읽어라!
‘경력 4년 차 여성 직장인입니다. 좀 큰 회사에서 3년 일하고 한 달 전 지금의 중소기업으로 옮겼는데요, 맡은 일이 경리이다 보니 사장님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게 됩니다. 저번 회사 사장님은 통이 크셔서 일을 믿고 맡기는 스타일이었고 밥도 잘 사줬습니다. 그런데 지금 사장님은 영수증 한 장까지 일일이 확인하고 종이도 이면지를 쓰라고 하고 야근하면 밥 먹을 생각 말고 일찍 퇴근하라고 합니다. 너무 쫀쫀하니까 비교되어서 스트레스가 쌓입니다.’

큰 회사에서 3년씩이나 일한 경력자를 영입해 놓고도 왜 믿고 맡기지 못할까? 틀림없이 연봉도 더 주고 데려왔을 텐데! 잘 모르긴 해도, 아직 한 달밖에 안 됐다고 하니 필자가 보기에는 이분에게 믿고 맡겨도 되는지를 사장이 꼼꼼하게 확인하고 있는 게 아닐까? 이분이 단단하다면 아마도 얼마 지나지 않아 믿고 맡길 것이다. 이면지 쓰면서 새 종이 한 장도 아끼라는 건 다른 회사 오너도 그런 사람 많다. 왜 그럴까? 대부분 그 종이 한 장 값이 아까워서라기보다 조직에 비용 절감 풍토를 심어주기 위해서 그러는 거다. 밥 이야기는 확실치 않다. 불가피하게 야근해야만 하는 상황인데도 일찍 가라면서 밥을 안 사 먹이면 꼼수다. 그러나 야근하지 말고 일찍 들어갈 수 있도록 평소에 업무를 미리 챙기라는 것이면 직원을 위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필자가 보기에는 후자일 확률이 높은데, 물론 이분 생각대로 지금 사장이 정말 쫀쫀한 인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을 한두 가지 사실로, 특정 시점에, 한 면만 보고 판단하면 대개 나중에 후회한다.

사장이 쫀쫀해서 스트레스 많이 받는 경리 담당이여!! 그 쫀쫀함이 달리 보면 세심함일 수 있고, 근검절약일 수 있고, 정시 퇴근 권장일 수도 있다. 필자의 설명이 이해가 잘 안 되면 손택수 시인의 ‘아버지의 등을 밀며’라는 시를 찾아서 꼭 한번 읽어 보기 바란다. 그러고 나서 다시 생각해 봐도 정말 쫀쫀해서 싫다면? 절 싫으면 중이 떠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상당히 괜찮은 분이라면? 나중에 철 들어서 후회하는 시인처럼 되지 말고 지금 당장 철 들어라!

김용전(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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