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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궁지 몰린 사우디 왕세자…‘오일머니’로 위기 탈출 시도
수도 리야드에 열린 국제회의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 참석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EPA 연합뉴스]

- 이란 제재 앞둔 미국, 전략적 동맹 관계 유지
- 러시아, 에너지 분야 장기 협력 이끌어 내고
- 외환 위기 파키스탄, 60억달러 지원받기로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로 궁지에 몰린 33세 사우디 왕세자가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위기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카슈끄지 피살과 관련해 레지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계획된 살인”이라는 발표가 있은 23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수도 리야드에 열린 국제회의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 환한 웃음과 함께 참석했다.

카슈끄지 사건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날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뒤로하고 밝은 표정으로 참석해 아무일 없음을 알렸다.

터키 대통령의 발표 이후 “사상 최악의 은폐 시도”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혹평과 달리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사우디와 함께 아프가니스탄 무장 이슬람단체 테헤란과 이란에 대한 제재를 부과하는 조치를 취했다.

카슈끄지를 살해한 사우디에 대한 제재 요구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핵협정을 탈퇴한 이란에 대한 제재와 테러와의 전쟁을 이유로 사우디와의 동맹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WSJ은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정치적, 안보적 이유로 사우디와 동맹 관계를 유지한 결실을 맺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러시아는 사우디를 적극 두둔하고 나섰다. 카슈끄지 피살과 관련해 크렘린 궁은 23일 성명을 통해 구체적인 입장 없이 “그 사건의 검증된 정보가 있어야 한다”며, “러시아는 왕실이 살해와 관련 없다는 사우디의 공식 발표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러시아의 입장은 카슈끄지 사건을 계기로 정치적으로 사이가 벌어지고 있는 미국과 사우디 사이의 틈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23일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FII 행사에서 러시아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미국의 대표 기업과 정부 관계자들의 불참 속에 러시아는 사우디 요청에 따라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행사에 참석해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밤 러시아 대표단을 따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FII 행사에 참석한 임란 칸 파키스탄의 총리는 사우디로부터 60억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지원을 받아 냈다. WSJ 보도에 따르면 무함마드 왕세자는 외환보유액이 부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파키스탄에 행사 참석을 요청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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