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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도硏-극지硏, 남극 얼음 건너는 가설교량 개발
남극 쇄빙선 아라온호 앞에서 윤호일(왼쪽 세번째) 극지연 소장, 원광연(가운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나희승(오른쪽 세번째) 철도연 원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제공=한국철도기술연구원]
- 갈라진 얼음 통과하는 모듈러 브릿지, 남극 K-루트 개척에 적용
- 남극 현장적응 테스트 거쳐 내년 10월 남극 내륙탐사에 투입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극지연구소와 공동으로 남극의 크레바스를 바로 통과할 수 있는 가설교량 ‘남극형 모듈러 브릿지’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크레바스는 빙하가 갈라져서 생긴 좁고 긴 틈을 말한다. 그 크기와 깊이가 다양하고 위험한 경우가 많아 빙하지대를 탐사할 때는 항상 주의해야 한다.

극지연은 남극 내륙에서 빙저호 탐사 등 새로운 연구영역을 확보하기 위해 남극 장보고과학기지에서 남극점으로 향하는 독자적 내륙진출로를 개척하는 코리안루트(K-루트) 탐사사업을 2017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K-루트 개척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여러 문제 중 하나가 계획경로 상에 존재하는 회피가 어려운 다수의 크레바스다. 남극의 크레바스는 길게는 수십 km에 이르고, 갈라진 틈의 윗부분에 눈이 쌓여있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에 개발된 남극형 모듈러 브릿지는 탐사 중 크레바스를 만났을 때 먼 거리를 우회하지 않고 바로 통과할 수 있는 극지 탐사용 교량 장비다. 오래전부터 남극 탐사사업을 진행한 다른 국가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설계ㆍ제작됐다.

남극형 모듈러 브릿지는 설치했을 때 길이 10m, 폭 4.5m, 중량 7톤의 가설교량으로 최대 4m 폭의 크레바스에 설치 가능하며 최대 30톤 중량의 K-루트 탐사 선단 차량이 통과하도록 설계됐다.

기동성을 높이기 위해 교량의 양쪽 램프를 접을 수 있고, 하부에는 얼음 위에서 견인될 수 있도록 공기튜브 형태의 미끄럼 장치를 장착했다. 교량 수송을 위해 별도의 썰매차가 필요하지 않으며, 오히려 견인 시 다른 장비와 물자를 수송하는 썰매차로 활용할 수 있다.

남극형 모듈러 브릿지는 남극 크레바스와 유사한 환경의 국내 테스트베드에서 성능시험을 이미 완료했고, 오는 30일 극지연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에 선적돼 남극 장보고과학기지로 이송된다. 남극의 여름인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남극 현장적응 테스트를 거쳐 내년 10월부터 남극 내륙탐사에 투입될 예정이다.

나희승 철도연 나희승 원장은 “모듈러 브릿지는 신속하게 소수의 인력으로 설치 가능하다는 장점을 살려 대형재난이나 자연재해 발생 시 긴급복구 및 통행을 위한 비상장비로 활용하는 등 안전 및 물류 등 다양한 분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윤호일 극지연 소장도 “남극 탐사에 가장 큰 위험 요소인 크레바스로부터 연구팀과 장비를 보호하는 획기적인 장비 개발로 크레바스 탐지에 소요되는 시간이 단축되고, 연구자의 안전이 확보되는 등 앞으로 K-루트 개척사업에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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