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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유아 백일해 급증 막으려면 임신부ㆍ가족에게도 백신 필요
최근 급증하는 백일해를 막기 위해 임신부와 가족에게 예방접종을 받으라는 권고안이 제시됐다. 항체가 태반을 통해 임신부에서 태아로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헤럴드경제DB]
-백일해 대유행…올 환자 759명, 지난해 2배↑
-산부인과의사회 “임신부ㆍ가족 백신 받아야”
-“임신부 항체 태반 통해 태아에게 전달 가능”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최근 급증하는 백일해를 막기 위해 임신부와 해당 가족은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임신부의 항체가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신부와 가족에게 백신을 접종해 영유아부터 유행을 막겠다는 것이다. 최근 만 7~12세 어린이에게 백일해가 유행하자, 보건당국은 해당 연령 어린이에게 예방접종을 주문했다.

23일 대한산부인과의사회(이하 의사회)에 따르면 최근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서울호텔에서 열린 제6회 의사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Tdap(파상풍ㆍ디프테리아ㆍ백일해) 백신 접종 가이드라인을 소개했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백일해 예방을 위해서다.

백일해는 환자 1명이 약 17명을 감염시킬 정도로 전염성이 강한 소아 감염 질환이다. 국내에서는 2~3년 간격으로 지속적인 반복 유행을 보이고 있다. 올해에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만 7∼12세 어린이를 중심으로 백일해가 유행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통계를 살펴보면 올해 환자 수는 지난 13일 기준 759명으로, 지난해 전체 환자 수(318명)의 2배를 이미 넘었다. 이에 질본은 최근 만 7~12세 어린이에게 Tdap 백신을 적극적으로 접종할 것을 주문했다.

백일해는 청소년이나 성인의 경우 증상이 경미하지만, 신생아를 비롯한 영유아에서 발병하면 폐렴, 호흡곤란, 저산소증, 경련, 뇌손상 등이 발생해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실제로 1998~2009년 영국에서 진행된 연구를 보면 백일해로 인한 입원의 93%, 백일해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자의 72%가 3개월 미만 영유아였다. 1991~2009년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도 12개월 미만 영유아의 경우 백일해로 인한 사망자의 85%는 2개월 미만 영유아였다.

학술대회에서 이유경 강서미즈메디병원 산부인과 전문의는 ‘증가하는 백일해 예방을 위한 Tdap 가이드라인 업데이트’라는 제목의 주제 발표를 진행했다. 이 전문의는 “백일해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은 백신접종을 통해 사전에 전염 위험을 차단하는 것”이라며 “과거에는 임신 중 백신 접종이 위험할 수 있다는 인식이 많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접종하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위험이 더 중요해 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백일해는 엄마의 항체가 태반을 통해 아이에게 전달될 수 있다. 임신부에게 안전성이 확인된 Tdap 백신도 있다”며 “영유아의 감염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세계 상당수 국가에서 임신 중 Tdap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전문의는 임신부의 가족에 대한 백일해 예방접종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국내 영유아 백일해 감염 경로를 조사한 결과에서 부모가 52.6%, 형제, 자매, 조부모 등 그 외 가족 47%로 나타나는 등 엄마 외 주변 가족도 영유아 백일해의 주요 감염원으로 확인됐다”며 “효과적 백일해 예방을 위해 임신부는 물론 영유아와 밀접한 접촉이 예상되는 가족, 의료진 등 성인의 Tdap 백신 접종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해 미국예방접종전문위원회(ACIP), 미국산부인과학회(ACOG) 등 해외 주요 관련 기관에서는 신생아와 영아에서 백일해 발생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임신 중 Tdap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질본 역시 Tdap 백신 접종력이 없는 가임 여성은 임신 전, 임신 중인 경우에는 임신 27~36주 혹은 분만 후 신속히 접종하기를 적극 권고하고 있다. 아울러 12개월 미만 신생아 또는 영아와 밀접한 접촉이 예상되는 부모, 형제, 조부모, 영아 도우미, 의료인 등도 접촉 2주 전까지 Tdap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학술대회는 산부인과 관련 다양한 의료 연구와 교류를 통해 의료진의 전문성 강화와 진료의 다변화를 모색하는 자리다. 올해에는 ▷산과 ▷1차 진료 ▷불임과 성의학 ▷부인과ㆍ유방ㆍ갑상선, 4개의 심포지엄으로 운영됐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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