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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지엠, 5개월만에 또 ‘첩첩산중’
[사진=연합뉴스]

- 한국지엠 노조 간부 26일 파업…산은은 출자금 집행 철회 가능성 시사
- 지난 5월 경영 정상화 이후에도 4개월 연속 판매 적자
- 한국지엠 “오해 없이 산은ㆍ노조와 협의해 나갈 것”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지난 5월 철수 논란으로 심각한 갈등을 빚던 한국지엠(GM) 노사와 정부가 5개월만에 법인 분리 문제로 다시금 갈등에 봉착했다.

연구ㆍ개발(R&D) 법인 분할이 철수와 무관하다는 사측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파업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한국지엠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도 법인 분할 과정에서 절차상의 문제 등을 지적하며 사태는 혼란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23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조 상무집행위원과 대의원 등 간부 240여명은 오는 26일 법인 분할을 저지하기 위해 파업에 나선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전날 한국지엠 노조의 쟁의조정신청에 대해 “한국지엠은 현재 노동쟁의 상태가 아니라 조정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행정지도 결정을 내린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노조는 당장 24일 오후 국회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주최 결의대회를 열고, 25일부터는 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노숙 투쟁도 진행한다.

앞서 노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R&D 법인 분할이 “군산공장 폐쇄 이후 진행되는 한국GM 조각내기의 연속 선상에 있는 것”이라며 “이번 주총 (의결)은 원천무효이며 앞으로 모든 동력을 투입해 법인분리 분쇄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2대 주주인 산은은 “원론적으론 법인 분리를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한국지엠의 법인분리가 철수의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에 “철수라고 단정하는데 동의를 못 한다”며 “외국의 경우 법인을 분할하고 생산시설을 닫은 사례가 있지만, R&D 법인을 분할하고 경쟁력이 강화돼 생산을 유지한 사례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사측의 일방적인 법인 분할에 대해선 불만이 적지않다.

당초 한국지엠이 정부 자금 지원 협상 당시 협상 마지막 날 법인 분리를 거론했지만, 산은이 논의 사항이 아니라고 거절하면서 경영정상화 방안에 포함되지 않은 것을 한국지엠이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는 것이다. 이에 산은은 주주총회 전 주총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기각된 바 있다.

산은은 출자금 집행 철회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 회장은 “법인분할이 강행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봐서 본안소송에서 다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법인분할이 산은의 주주권을 침해하는지 판단하려면 한국지엠의 사업계획을 알아야 하는 만큼,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어 이 회장은 “산은이 한국지엠에 출자하기로 한 8100억원 중 절반을 지난 6월 집행했으며, 나머지 절반은 12월 31일까지 집행하게 돼 있다”면서 “정책적 판단에 따라 (집행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법인 분리를 둘러싼 노사 및 정부간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지엠의 상황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철수 문제를 봉합하고 경영정상화에 돌입한 5월 이후에도 판매량이 지난달까지 평균 -14.8%를 기록했다. 이에 84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지난해보다 더 많은 1조원에 가까운 적자가 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주총 결의 전에 산은에 필요한 자료는 다 넘겼지만 구체적인 회사 입장이나 계획 등이 필요하다면 협조할 것”이라며 “철수 가능성 등 노조가 우려하는 사항도 오해가 없도록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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