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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약톡톡] 어릴때 항생제 많이 복용하면 커서 만성질환 걸리기 쉽다
영유아 때 항생제를 남용할 경우 장내 유익 미생물이 파괴돼 커서 만성질환에 대한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이명수 의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분석
-이대병원 신생아들에서도 항생제 내성균 검출
-항생제 남용이 장내 유익 미생물까지 죽여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영유아 시절 항생제를 많이 복용하면 장내 유익 미생물이 죽게 돼 커서 당뇨,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에 걸리기 쉽다. 때문에 OECD 국가들의 항생제 사용량은 줄고 있는데 반해 한국의 항생제 사용량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생제 사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인 이명수 의원은 지난 1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에서 이같은 국내 항생제 사용에 대한 심각성을 지적했다.

현재 급성중이염에 대한 0~6세 이하 영유아의 항생제 처방률은 평균 80% 이상이다. 하지만 이런 항생제는 내성균을 키울 수 있다.

실제 이대목동병원에서 사망한 신생아 4명의 혈액에서 ‘시트토박터 프룬디’라는 항생제 내성균이 검출됐다. 기회 감염균으로 분류되는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은 건강인에게는 대게 감염을 일으키지 않지만 신생아나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에게는 치명적인 감염원이 될 수 있다. 신생아의 스트로박터 프룬디균의 감염 증상을 막지 못한 이유는 항생제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국과수는 신생아 몸에서 검출된 스트로박터 프룬디균에서 ‘광범위한 벡타람탐계 항생제 분해요소’를 만드는 내성 유전자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결국 항생제 내성 때문에 약이 효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 사망에 영향을 끼친 것이다.

영유아 때 항생제를 남용하면 장내 유익 미생물이 피해를 입게 된다. 영유아의 병원균 감염을 치료할 때 쓰는 항생제는 건강에 중요한 장내 유익균을 함께 죽일 수 있다. 항생제로 인한 장내 유익 미생물 피해는 수년이 지나도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장내 불균형이 지속되면서 인체가 오랜 세월 고혈압, 당뇨, 아토피 등 각종 만성질환에 취약해진다.

이명수 의원은 “영유아에게 항생제 내성균이 생기면 패혈증 또는 지방색전증을 일으키는 등 영유아 항생제 남용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항생제 처방률이 낮은 기관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항생제 내성 문제가 심각한 것이 알려지면서 OECD 26개 국가는 항생제 사용량을 갈수록 줄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 항생제 사용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세계적인 추세에 역행하는 모습이다. 2008년 국내 항생제 사용량은 26.9DID(1000명당 사용자 수)였고 OECD 26개 국가의 평균 항생제 사용량은 21.7DID로써 차이값은 5.2DID였다. 하지만 2016년 국내 항생제 사용량은 34.8DID로 늘어난 반면 OECD 26개 국가의 평균 항생제 사용량은 21.2DID로 줄면서 차이값은 13.6DID로 벌어졌다.

전 세계적으로 항생제 내성균에 의한 사망은 매년 70만건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매년 입원환자의 5~10%에 해당하는 200만명에게 의료관련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영국은 항생제 내성으로 인해 2050년이 되면 전 세계에서 1000만명이 사망할 것이며 향후 항생제 내성은 20년간 현저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손실액도 무시할 수 없다. 2013년 미국 질병관리본부는 연간 약 200억 달러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영국도 2017년 35년간 세계 GDP의 3.5%에 달하는 100조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의원은 “전 세계적으로 항생제 내성균에 대한 사망률과 손실액이 높아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항생제 사용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호주, 핀란드의 경우 처음에는 항생제 사용량이 OECD국가 평균치보다 높았지만 현재는 OECD국가 평균치보다 낮을 정도로 항생제 사용량을 감소시켰는데 우리도 해외 성공사례를 연구하고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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