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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대 척추 보고서 ①] ‘스트레스 청춘’ 20대 척추환자, 5년새 15% 늘었다
최근 들어 20대 척추 질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학업, 취업에 따른 스트레스를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취업 준비를 하던 한 20대 여성이 뜻대로 안풀리는 듯 머리를 감싸 쥐고 있다. [사진=자생한방병원]

-세계 척추의날 계기로 젊은 척추질환자 증가세 주목
-전문가들 “취업 준비ㆍ학업 스트레스 등 원인” 지적
-女환자, 40대부터 男보다 많아…“조기 관리가 필요”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얼마 전 취업한 회사원 성모(29) 씨는 직장 인근으로 지난달 중순 이사했다. 당시 짐을 옮기다가 허리와 허벅지가 찌릿찌릿해짐을 느꼈다. 이후에도 같은 증상이 계속 나타났다. 자꾸만 심해져 잠을 못이룰 정도가 됐다. 그러나 성 씨는 업무가 바쁜 데다, 이사로 무리한 탓이라고 여기고 마사지와 찜질로 버텼다. 그러다 다리 감각까지 무뎌지는 증상까지 나타나 결국 병원을 찾았고, 추간판 탈출증(허리 디스크)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흔히 20대를 ‘꽃다운 나이’라고 표현한다. 대개 청춘(靑春)이라고 하면 20대를 일컫는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사회로 나가는 길목에서 20대는 많은 좌절을 겪는다. 취업이 대표적이다. 높아질대로 높아진 취업 문턱에 20대의 삶은 팍팍해져만 간다. 통계청에 따르면 졸업 후 평균 남성은 1년, 여성은 10개월가량 취업에 시간을 쏟는다.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취업시장 탓에 취업 시기까지 늦어지면서 신입 사원의 평균 연령은 30세 가까이 계속 치솟고 있다. 

최근 5년간(2013~2017년) 20대 척추 질환자 수. [자료=건강보험심사평가원]


문제는 취업 스트레스 등으로 건강까지 위협받고 있는 20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성 씨처럼 척추 질환을 앓는 20대가 증가하고 있다. 학업과 취업 준비 기간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스트레스, 잘못된 자세 등으로 척추 질환자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마침 지난 16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정한 ‘세계 척추의 날’이었다. 20대부터 척추 건강과 관련 질환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지난해 국내 척추 질환자는 863만9712명이었다. 2013년 775만148명에 비해 88만9564명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

그중 20대 척추 질환자의 증가율이 눈에 띈다. 20대 척추 질환자는 2013년 52만7159명에서 2017년 60만7014명으로 7만9855명 증가했다. 5년새 약 15% 늘어난 것이다. 척추 질환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50대는 지난해 193만4701명이었지만 같은 기간 증가율은 8%에 그쳤다. 증가율만 보면 20대의 절반 수준이다.

이 같은 현상은 오랜 학업과 취업 준비로 청년층의 건강상태가 악화된 탓으로 풀이된다. 청년층에 대한 건강 증진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정의당) 의원은 “20대 경추ㆍ요추 질환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오랜 기간 지속되는 학업과 취업 준비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잘못된 자세 등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20대 여성이라면 척추 건강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중년 이후 척추 질환을 겪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20대 여성 척추 질환자는 29만3350명으로 같은 연령의 남성 환자(31만3664명)보다 적었다. 하지만 40대에 접어들면서 여성 척추 질환자(75만5544명)가 남성(65만8796명)보다 많아졌다. 50대 이후부터는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1.5배가량 많은 현상이 나타난다.

이에 대해 자생한방병원의 엄국현 원장은 “여성은 남성에 비해 근력이 약하고, 척추에 부담을 주는 가사 노동을 오랜 기간 해 오기 때문”이라며 “여성은 보통 50대에 폐경이 오는데, 이때 뼈가 약해지면서 척추 질환으로 진행되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여성이 20대부터 꾸준하 척추 건강을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엄 원장은 “대부분 척추 질환자는 아프기 전에는 굳이 병원을 찾지 않는다”며 “많은 환자가 이미 상태가 악화된 후 병원을 찾는다”고 했다. 이어 “질환을 초기에 발견하지 못하고 중증으로 이어지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 수 밖에 없다”며 “특히 여성은 나이가 들수록 척추 질환을 겪을 가능성이 큰 만큼 척추 관리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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