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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뼈에 바람 드는 나이…폐경 무렵에 호르몬치료 시작하라
매년 10월 20일 ‘세계 골다공증의 날’
대퇴 골절 사망률 2.8%…유방암 추월
폐경 이후 1~2년에 한번씩 골밀도검사
칼슘·비타민D 풍부한 음식 섭취 도움
걷기·근력 운동·계단오르기 소실 줄여


지난달 중순 하모(78ㆍ여) 씨는 자동차에서 내리다가 발을 잘못 디뎌 살짝 넘어졌다. 통증이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파스를 붙이며 버텼다. 하지만 엉덩방아를 찧은 곳이 계속 아파 병원을 찾았다가 엉덩이관절(고관절) 골절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하 씨에게 “골다공증이 심하다”며 “넘어졌을 뿐인데도 고관절이 부러진 이유”라고 설명했다.

매년 10월 20일은 국제골다공증재단(IOF)이 제정한 ‘세계 골다공증의 날’이다. 골다공증은 뼈 안에 골량이 감소해 약한 외부 충격에도 쉽게 부러질 정도로 뼈가 약해진 상태를 말한다. 특히 폐경 이후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지만, 증상이 없어 골다공증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대한골대사학회에 따르면 자신이 골다공증임을 아는 여성은 24%에 불과했다. 폐경 이후에는 안면홍조 등 다양한 몸의 변화로 인해 골다공증을 무심히 지나치기 쉽다. 하지만 골절이 생기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70세 이상 여성 절반, 골다공증 앓아
=갈수록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골다공증 유병 인구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도자(바른미래당) 의원이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갱년기 여성 대표 질환 현황’을 보면 골다공증 환자는 2013년 75만2618명에서 지난해 85만6009명으로 13.7% 증가했다. 올해 8월까지 골다공증으로 진료받은 인원도 72만8344명이었다. 그중 70세 이상은 절반 가까운 46.9%(34만1579명)이나 됐다.

골다공증은 그 자체만으로는 거의 증상을 일으키지 않고 하 씨처럼 뼈가 부러지면 발견하게 될 때가 많다. 골다공증으로 인해 뼈가 잘 부러지는 부위는 손목, 척추(허리뼈), 대퇴골(넓적다리뼈)이다. 각종 통계를 분석하면 50세 성인이 평생 살아가는 동안 이 같은 골다공증 골절이 발생될 수 있는 확률은 여성 59.5%, 남성 23.8%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골다공증은 골절로 이어지는데, 골다공증에 따른 대퇴 골절 후 약 50%의 환자는 완전한 회복이 어려우며, 1년 내 사망률도 약 20%에 이른다. 여성이 골다공증에 따른 대퇴 골절로 사망할 확률은 2.8%로 유방암 사망률과 동일한 수준이고, 자궁내막암보다는 4배가 높다.

신정호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생명과 직결될 정도로 위험하지만 골다공증 치료를 받는 환자는 40%도 안 된다”며 “약물 치료를 1년간 유지하는 환자도 25%가량일 정도로 중도 탈락률이 높다”고 말했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을 막으려면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유은희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골다공증의 발생 원인은 유전적 요인, 생활 습관, 질병 등 다양하다”며 “폐경 여성, 혹은 6개월 이상 무월경이 지속되는 젊은 여성은 여성호르몬이 낮아 골다공증 위험도가 높을 수 있어 골밀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성 호르몬이 감소하는 폐경 이후 여성에게서 골다공증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골다공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85만5764명 중 폐경이 시작되는 50대 이상 여성이 80만4468명으로 약 94%나 됐다.

여성의 골다공증 원인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여성호르몬의 감소다. 유 교수는 “여성호르몬이 감소하게 되면 뼈를 흡수하는 파골세포의 활성도가 증가함에 따라 골대사에 영향을 끼쳐 골량이 급격히 감소하게 된다”며 “평소 골밀도가 낮은 여성은 폐경 직후 골다공증으로 바로 진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호르몬 치료 등 약물 치료를 받으면 효과적이다. 유 교수는 “여성호르몬 감소로 인한 골 소실은 마지막 월경의 약 1년 전부터 급속히 진행된다”며 “폐경 초기에 호르몬 치료를 시작할수록 골 소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칼슘ㆍ비타민 Dㆍ운동 ‘효과’=골다공증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칼슘이 풍부한 식품을 하루 2~3회 섭취하고, 소금을 적게 먹고, 단백질이 풍부한 고기와 생선을 충분한 양의 채소와 함께 골고루 먹는 것이 중요하다. 알코올은 뼈세포 형성과 칼슘 흡수에 영향을 미치므로 되도록 자제해야 한다.

칼슘은 우유 등 유제품ㆍ녹황색 채소ㆍ두부 등 식물성 식품ㆍ멸치, 뱅어포 등 어류ㆍ해조류에 많이 들어 있다. 이런 식품을 하루 2~3회 이상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폐경 여성에게 하루 칼슘 섭취 권장량은 1200㎎이다.

비타민 D는 자외선에 의해 피부에서 만들어지거나 우유, 생선 간유, 달걀노른자 등에 함유되어 있다. 보통 하루 권장량은 800IU이다. 콩도 골다공증에 매우 좋다. 유 교수는 “콩에 함유된 이소플라본 성분은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작용을 해 갱년기 증상을 약화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적절한 운동도 뼈를 건강하게 유지하게 해 준다. 유 교수는 “나이가 들면서 근육의 무게와 함께 뼈의 무게가 감소하므로 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증가시키면 골 소실을 줄일 수 있다”며 “골 소실의 예방에 가장 중요한 운동은 걷기처럼 전신을 사용하는 체중 부하 운동”이라고 말했디. 하루 30분 이상 걷기 운동을 해 주는 것이 좋다. 따로 시간을 낼 수 없다면 평소에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이른 나이에 폐경이 된 여성에게 지속적 운동은 골밀도 유지에 매우 효과적이다. 주당 한 시간 이상 걷기를 하면 대퇴골 골절 위험이 1년에 6%씩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밖에 가벼운 근력 강화 운동과 필라테스, 요가 등 유연성 강화 운동을 함께해 주면 좋다.

뼈는 일정 시기가 되면 일생 중 가장 튼튼한 뼈를 형성하게 된다. 이를 최대 골량이라고 한다. 주로 10~20대에 형성되며, 평생 뼈 건강을 좌우하게 된다.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운동하면 도움이 된다. 정호연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최대 골량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유전적 성향”이라면서도 “청소년기의 걷기, 달리기 같은 신체 활동과 칼슘과 비타민D 충분한 섭취가 최대 골량 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신상윤 기자/k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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