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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미 세탁기 수출…이달부터 관세 50% 적용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수행 중인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웨스틴 파리 방돔호텔에서 프랑스 경제사절단과의 간담회를 주재하면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율관세할당 120만대 소진
내년 새 쿼터 적용까지 부과

철강은 아직 35% 남았지만
분기별 제한 결려 다 쓰지 못해


이달부터 미국에 수출하는 세탁기는 50% 관세를 내야 한다. 미국이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시행하면서 세탁기 완제품에 적용한 저율관세할당(TRQ)이 소진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배정받은 철강 쿼터는 35% 남은 상태지만 분기별 제한으로 다 채우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따르면 올해 세이프가드 시행 이후 지난 1일까지 미국에 수입된 세탁기가 120만대다. 쿼터 물량 120만대를 100% 채운 것이다. 미국은 지난 2월 7일부터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시행했다. 세탁기 완제품의 경우 세이프가드 첫해에 120만대까지는 20% 관세를, 120만대를초과하는 물량에는 50% 관세를 부과한다. 세이프가드 2년차가 시작되는 내년 2월에 120만대 쿼터를 새로 배정하기 전까지는 50% 관세를 내야 하는 것이다.

원래 무관세인 세탁기부품은 5만대를 넘는 물량에 50%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세탁기부품은 이미 지난 7월 23일 무관세 쿼터 5만개를 채웠다. 세탁기 완제품은 당시 쿼터 소진율이 43.70%로 쿼터가 절반 이상 남았는데 이를 3 개월이 안 돼 다 쓴 것이다.

우리나라가 25% 관세 대신 쿼터를 수용한 철강은 아직 수출할 수 있는 물량이 남았다. 세관국경보호국이 지난 1일 공지한 철강 쿼터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배정받은 총 쿼터 263만1012t 중 잔여 물량은 전체 쿼터의 35.0%인 92만199t이다.

그러나 4분기에 우리나라가 수출할 수 있는 물량은 전체 쿼터의 17.2%인 45만3287t으로 이보다 작다. 이는 미국이 분기별로 쿼터를 정해 한 분기에 전체 쿼터의 30% 이상을 수출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분기별 쿼터가 합리적이지 않다는 입장을 미국 정부에 계속 전달해왔다. 쿼터 대상 품목 54개 중 과거 수출실적이 없어 쿼터를 아예 배정받지 않은 2개 품목을 포함해 13개 품목이 쿼터를 전부 사용했다.

쿼터가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남은 이유는 포스코 등이 높은 반덤핑·상계관세를 맞아 판재류 등의 수출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發) 보호무역주의의 직격탄을 맞은 철강 산업의 수출 환경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이나 터키 등 다른 나라도 세이프가드 장벽을 높이면서 수출 길이 꽉 막혔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철강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7%나 급감했다.

산업부 통상교섭본부 한 관계자는 “민관 합동으로 세이프가드 등 통상 이슈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세탁기의 경우 일부 기업이 현지 생산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등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조선 등의 침체로 수출이 절실하나 미국 철강 쿼터제 등 악조건에다 엔저 심화로 가격과 수익 양면에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통상전문가는 “트럼프 정부 출범이후 자유무역기구(WTO)체제가 무너지면서 힘의 논리에 의해 양자간의 통상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힘이 없는 우리 정부가 해줄 수 있는 것이 마땅치 않다”면서 “결국 기업이 이런 위기를 인식하고 정부에 의존하기보다는 생존법을 찾아야한다”고 조언했다. 

배문숙 기자/osky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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