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의병 후원자 고종의 ‘클래식 외교’ 재조명
대한제국 서양식 연회 재연.
‘미스터 션샤인’서 서양과 막후외교 묘사
日 경계심 피해 외교관과 클래식 교분說
문화재청·이건창호 ‘덕수궁 클래식’ 공연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고종은 소극적인 품성이지만 은밀히 의병들을 지원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흔히 고종은 강화도 조약이후 조금씩 조금씩 마수를 뻗친 일본에 속절없이 나라를 내준 국왕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한편으론 밀사를 두고, 은밀히 자주권 확보를 위한 막후 외교를 벌였음은 몇몇 사료에서 드러난다.

미국인 헐버트(Homer Hulbert)를 밀사로 삼아 미국에 구원의 손길을 뻗으려고 했고, 헤이그에 밀사를 보내 유럽의 지원을 도모하기도 했기에 ‘미스터 션샤인’의 고종 묘사가 결코 틀린 것은 아니다.

일제의 마수가 노골화될 무렵 덕수궁에서 기거하던 고종은 문화예술에 심취하는 모습을 보인다. 구한말 배경의 영화 ‘가비’에서 고종이 클래식을 좋아하는 대목이 나온다. 그는 덕수궁 정관헌에서 외국공사들과 함께 당대 최고 음악가인 프랑스 가브리엘 포레의 ‘파반느’의 선율을 즐기며 “요즘 불란서에서 유행하는 음악”이라고 소개하기도 한다.

이같은 행보를 두고, 일제의 경계심을 둔화시키는 한편 주한 서양 외교관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국제정치 행보로 이해하는 근대사학자들도 있다.

어쨋든 고종의 덕수궁 클래식은 많은 의미를 품고 있다. 고종을 계기로 대한제국 클래식 음악의 원조 터가 된 덕수궁에서 문화예술 나눔과 함께하는 클래식 공연이 또 벌어진다.

문화재청 덕수궁관리소(소장 오성환)는 (주)이건창호(대표 안기명)와 함께 오는 18일 낮 12시 15분 덕수궁 즉조당 앞에서 ‘덕수궁과 함께하는 이건음악회’를 연다. 이번 행사는 가을 정취가 느껴지는 덕수궁에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클래식 선율을 감상하며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음악이 주는 여유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덕수궁과 함께하는 이건음악회’의 연주자는 몬테네그로 출신의 세계적인 기타 연주자 밀로쉬 카라다글리치이다. 밀로쉬는 정통 클래식과 대중적인 팝클래식을 넘나드는 자유롭고 색다른 감성의 연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정통 클래식의 대명사와도 같은 ‘바흐’의 곡을 시작으로 탱고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아스트로 피아졸라’, 세계적으로 사랑받았던 영국밴드 ‘비틀스’(The Beatles)의 음악까지 다양한 분야의 기타 곡들을 연주될 예정이다. 공연 관람은 무료이다.

함영훈 기자/abc@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