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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 전국 택시파업…‘교통대란’ 예고에 시민들은 ‘냉담’
택시단체 4곳으로 이뤄진 ‘불법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1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모빌리티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은 결의대회에 참석한 택시기사들. [사진=연합뉴스]
-“카카오 카풀 서비스는 불법” 결사 반대
-18일 광화문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 참석
-시민 “스스로 경쟁력 다져야” 쓴소리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반발하는 전국 택시업계가 18일 전면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히면서 ‘택시 대란’이 예고됐다. 7만여대에 이르는 서울 택시업계도 파업에 동참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카풀 서비스에 찬성하는 분위기를 앞세워 정면돌파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택시 이용자인 시민 상당수는 이번 파업에 되레 환영의사를 내비치는 등 택시업계의 극단적 선택에 동조하지 않는 모양새다.

▶택시업계 “생존권 사수”=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택시 관련 단체 4곳이 만든 ‘불법 카풀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18일 파업 이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연다.

17일 서울개인택시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전날 “전국 택시 비생대책위원회에서 이달 18일 전국 택시의 차량 운행중단을 결의했다”며 “카카오 카풀 앱 불법 자가용영업을 저지하고 택시 생존권 사수를 위해 광화문에 집결한다”는 공지를 공유했다. 서울법인택시조합인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도 집회 당일 자발적으로 택시 운행을 중단할 수 있도록 했다.

택시 7만1845대(개인택시 4만9242대ㆍ법인택시 2만2603대)가 다니는 서울지역이 힘을 보태면서 택시 대란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결의대회에는 인천, 충북, 강원 등 택시도 참석 의사를 밝히는 등 전국에서 대규모 택시 파업이 있을 예정이다.

이같은 극단적 선택은 카카오모빌리티가 같은 날 운전자용 카풀 서비스 ‘카카오T 카풀 크루’를 출시하며 카풀 운전자 모집공고를 낸 데 따른 대응이다.

택시업계는 카카오 카풀 서비스를 승차공유라는 명목하에 자행되는 불법 여객운송행위로 간주한다. 또 시행되면 택시 면허값이 대폭 하락하는 등 택시산업 몰락을 이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개인택시조합 관계자는 “모든 의무를 외면하고 그저 자가용을 알선해 택시유사영업을 하겠다는 행태”라며 “대리운전 증가와 대중교통 확충으로 위축되는 택시업계에 칼을 대는 행위로, 재벌기업의 골목상권 침범과 무엇이 다르냐”고 말했다.

▶시민 “상관없다” 냉담=이를 지켜보는 시민 상당수는 무덤덤한 모습이다. 되레 신기술을 배척하는 행동으로 간주, 비판에 노출될 것이란 지적이다. 파업으로 출퇴근길 교통체증이 줄 것이란 말도 나온다.

직장인 윤성학(40) 씨는 “세계적인 추세를 거스르고 발전없이 생존권만 외치는 행태”라며 “자유경쟁체제에 맞게 배척만 하지 말고 택시업계 스스로 경쟁력 확보를 위해 힘써야 할 것”이라고 했다. 대학원생 구모(28) 씨는 “택시업계는 카카오 카풀 서비스가 투자받는 이유부터 고민해야 한다”며 “옛 방식을 고집하며 일부 기사들이 자행하는 불친절, 승차거부가 이어지면 이번에 제지한다 해도 또 다른 카풀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택시요금 인상도 예고된 가운데 이익만 챙기려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비슷한 분위기는 설문조사 결과로도 찾아볼 수 있다. 사내 익명게시판 서비스인 ‘블라인드’ 앱에서 지난달 직장인 5685명에게 물어본 결과 응답자 90%가 카풀 서비스에 찬성했다.

일부 옹호 목소리도 있다. 직장인 천대진(51) 씨는 “택시요금 인상은 최저임금이 오른 데 따른 조치로 이번 카풀 서비스 반대와 연계해선 안 될 것 같다”며 “카풀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범죄율이 높아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지방자치단체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인천시는 지하철ㆍ시내버스 증차 등 비상수송대책을 마련중이다. 청주시 등 충북권은 시내버스 운행 연장을 검토한다. 서울시는 분위기를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민감한 내용인만큼 신중히 대처하려고 한다”며 “필요시 바로 수송대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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