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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감] “젖은 목재 쓴 숭례문 기둥, 쩍쩍 갈라져”

광화문, 태화루는 외국산 목재 사용
이상헌 의원, “문화재재료센터 설립을”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상헌 의원은 16일 진행된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2008년 화재 이후 5년 만에 복구된 숭례문의 기둥(목재)이 5개월 만에 갈라지고 뒤틀린 이유는 덜 마른 목재를 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문화재 수리·복구 과정에서 외국산 목재의 사용 비율이 늘어난 이유는 적시에 알맞은 목재를 국내에서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덜 마른 목재의 사용, 외국산 목재 도입 증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목재 등 문화재수리재료의 건조 보관 공급 시설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올해는 숭례문 화재 사고가 난 지 10년째 되는 해”라며, “숭례문이 5년 만에 복구되었으나 5개월 만에 목재가 갈라지고 뒤틀리는 등 부실 복구 논란이 있었던 것은 당시 충분히 건조되지 않은 목재를 사용했기 때문”이라며, “현재까지도 국내에선 충분히 건조된 목재를 구할 방법이 별로 없는 점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당국은 문화재 복원 복구 때 건조상태나 크기, 모양 등 알맞은 목재를 국내에서 찾지 못하자, 어쩔 수 없이 외국산 목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목조건축문화재의 기둥 등에 사용하는 450㎝ 이상의 특대재(대경목)는 매년 수요가 발생하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1년 주기로 목재가 유통되는 민간시장에서의 국내 생산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내 문화재 중 수리·복구 과정에서 외국산 목재가 사용된 비율은 2015년엔 7.8%였으나 2016년엔 13.7%로 크게 늘어났다. 울산 태화루에는 외국산 목재가 16.7% 쓰였고, 서울 광화문에는 15.2%나 사용됐다. 이 의원은 “불가피한 사정으로 문화재수리에 외국산 목재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는 원형유지를 기본원칙으로 하는 문화재수리법에 위배된다”고 진단했다.

이의원은 “민간 목재시장은 주 수요가 ‘비’문화재 분야이므로 민간에서는 충분히 건조되고 품질기준을 갖춘 문화재용 목재를 공급하기가 어렵다”면서, “국가 차원에서 목재 등을 장기간 건조, 보관, 공급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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