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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잔고 상위 20개중 10개…국민연금이 차려준 ‘공매도 밥상’
이태규 의원, 두산인프라코어 등 명단 공개
하루 대여 약 6000억…개인투자자 피해 우려
국민연금 “몰랐다”면서도 ‘계속하겠다’ 입장


공매도 잔고 상위 20개 상장사 중 국민연금이 주식을 대여하고 있는 회사가 10개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중 6개 종목은 전체 공매도 잔고 중 국민연금이 빌려준 주식의 비중이 4%를 초과한다. 이들 종목의 주가는 지난 1년동안 요동치며 ‘개미’들의 피해로 이어졌지만, 국민연금은 “어떻게 쓰이는지 몰랐다”는 입장이다.

공매도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사람이 주식을 파는 거래 행위로, 주가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하락하면 같은 종목을 싼값에 다시 매수해 차익을 챙기는 매매 방식이다.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국민연금에서 제출받은 ‘공매도 잔고 상위 20개 기업에 대한 국민연금(NPS)의 대여현황’을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으로부터 4% 이상 주식을 대여받은 공매도 종목은 두산인프라코어ㆍGS건설ㆍ두산중공업ㆍ현대위아ㆍ한화에어로스페이스ㆍ카카오다. 국민연금이 빌려준 비중은 각각 6.26%ㆍ12.48%ㆍ9.88%ㆍ7.05%ㆍ4.09%ㆍ6.48%에 이른다.

이들 종목은 모두 지난 1년 동안 주가가 크게 움직였다. 문제는 국민연금이 투자한 종목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연금자체에 미치는 손실에 더해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주가가 거의 반토막난 종목도 확인됐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1년 두산인프라코어의 최고가는 1만1750원이었고 최저가는 8030원이었다. 작년 10월 20일 2만2000원을 찍었던 두산중공업은 1만3450원까지 떨어졌다.

GS건설의 최저가는 2만5450원, 최고가는 5만6500원이었다. 현대위아는 작년 10월 26일 7만300원이던 주가가 3만7150원까지 떨어졌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만1650원에서 2만1250원으로, 카카오는 16만8000원에서 10만3000원으로 폭락한 바 있다.

이 의원은 “6곳의 지난 1년간 주가변동을 분석해 본 결과, 4곳에서 국민연금은 12~39%까지의 손실을 기록했다. (공매도로 인한) 개연성이 있다고 충분히 유추해 볼 수 있다”며 “등락폭이 커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기 쉬운 구조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 의원실이 제출받은 답변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공단 대여주식이 어떤 목적으로 활용되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공매도가 주가하락을 유발한다는 증거를 찾기 어렵거나 관련 없다. 오히려 국민연금공단에 대한 대여거래를 제한할 경우 대여수익 감소로 인해 기금재정에 악영향을 줄 개연성이 있다”며 계속적인 대여 의사를 보였다. 국민연금이 하루에 돌리는 대여잔액은 약 5945억원에 달한다.

이 의원은 “우리나라 소액투자자들은 공매도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며 “특히, 본인들이 돈을 내는 연기금이 투자한 주식을 대여하고, 그 대여된 주식이 공매도에 사용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게 우리 국민들과 투자자들의 입장이다”고 했다.

이어 “공매도에 대한 지적이 나올 때마다 교과서에 있는 내용대로 ‘순기능이 있다’ 고 답변하는 것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며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발생된 팩트는 이제 인정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하는 것이 당국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홍태화·최준선 기자/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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