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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주 위험신호 곳곳서 깜빡
-업황 고점논란에 미ㆍ중 갈등으로 IT주 투심 갈팡질팡
-대만 IT업체 9월 합산 매출액 증가세 8월보다 줄어들어
-‘스파이칩’ 이슈도 타격…美 중간선거까지 지속 전망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국내 증시가 폭락장을 거친 후 다시 반등을 모색하고 있지만 정보기술(IT)주를 둘러싼 위험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면서 불안감은 지속되고 있다. 연초부터 제기된 업황 고점 논란에 더해 최근 격화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IT주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험징후는 우리나라처럼 IT 산업의 비중이 큰 대만에서 먼저 포착됐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대만 IT섹터를 구성하는 100개 기업들의 9월 매출 합산액은 1조5800억 대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9.6% 증가한 수준이지만 8월에 기록한 전년 대비 증가율 12.7%에 비하면 증가세는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섹터별로 살펴보면 메모리 부문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은 8월에 46.3%를 기록했지만 9월 들어 25.7%로 감소했다. 적층세라믹콘텐서(MLCC) 등 수동소자 부문 역시 161.5%로, 세 자리 성장률을 유지했지만 8월(184.2%)에 비해 증가세는 약화됐다. 이밖에 액정표시장치(LCD) 부문의 마이너스 성장세는 계속됐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4분기 전망인데 애플의 아이폰 신규 제품 수요가 좋다고 보기 어렵고, 글로벌 매크로 환경도 불안해지고 있어 다소 보수적인 관점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냉정하게 봤을 때 현 상황에서 IT 섹터 비중을 늘리라는 말은 공허한 메아리로 들린다”고 평가했다.


시간이 갈수록 해소는커녕 심각해지고 있는 미ㆍ중 무역갈등 역시 IT 하드웨어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최근 미국에서 ‘스파이칩’ 이슈까지 불거지면서 IT 업계를 둘러싼 먹구름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블룸버그가 지난 4일 애플과 아마존 등 미국 IT기업들이 이용하는 데이터센터 서버에 중국 정보기관이 스파이칩을 삽입했다고 처음 보도하면서 중국 정부의 해킹 의혹이 제기됐다. 서버제작에 필요한 마더보드를 공급하는 수퍼마이크로사가 중국 공장에 조립을 하청하는 과정에서 중국 정부가 개입해 스파이칩을 장착했다는 것이다.

업계는 이로 인해 양국의 통상 갈등이 더욱 격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이슈는 글로벌 IT 공급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미국의 중간선거 전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정책과 중국에 대한 압박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관련 이슈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시장은 미국이 이번 스파이칩 이슈를 빌미로 중국에 대한 통상 압박의 강도를 끌어올릴 경우 무역분쟁 사태가 지금보다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만약 미국이 안보상의 이유로 중국산 부품 사용에 제재를 가하면 중국 의존도가 높은 미국 IT 기업의 설비 투자는 지연될 수 밖에 없다”며 “새로운 공급처를 확보하기 전까지 서비스 확대가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IT 부품 공급자들 역시 신규 수주가 제한되는 상황에 처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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